2050 거주불능 지구 - 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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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거주불능 지구』는 지금 당장 우리에게 닥쳐올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를 퍼센트, 그래프, 발생빈도 등 다양한 수치를 통해, 학술용어와 관련 논문을 통해, 기후소설과 자연재해 영화 등 다방면의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인류가 지구를 살아가는 방식에 지구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책이다.

읽으면서 가장 사소한 이야기조차 꾸며낸 것처럼 느껴질 만큼 무시무시하고 기괴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이며,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고, 곧 닥칠 재앙이라는 사실...!!

저자는 책 속에 '당신이 책을 보고 떠올리는 재난의 모습이 부디 끔찍하기를 바란다.'라고 적어두었는데, 아마 나를 포함해서 이 책을 읽은 분들은 모두 저자가 바라는대로 충분히 끔찍함을 느꼈을거라 생각한다.

2016년, 파리기후협약이 체결되면서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을 전 지구적인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다루는 숫자가 너무 작다 보니 1도,2도,4도,5도 사이의 차이를 사소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단지 1도 상승이 가져오는 결과를 보게된다면 아마 그런 생각은 절대 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기온이 2도 증가하면 빙상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4억 명 이상의 사람이 물 부족을 겪으며, 적도 지방의 주요 도시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북위도 지역조차 여름마다 폭염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고, 인도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32배 더 자주 발생하고 매 폭염이 지금보다 5배 더 오래 지속돼 93배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기온이 3도 증가하면 남부 유럽은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중앙아시아는 평균적으로 지금보다 19개월 더 오래 지속되는 건기를, 카리브해 지역은 21개월 더 오래 지속되는 건기를 겪는다. 북부 아프리카는 건기가 60개월, 그러니까 5년 증가한다. 매년 들불과 산불로 불타는 지역이 지중해 지역에서는 2배, 미국에서는 6배 이상 늘어난다.

기온이 4도 상승하면 라틴아메리카에서만 뎅기열 발발 사례가 800만 건 이상 증가하고, 식량 위기가 거의 매년 전세계에 닥친다. 폭염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9퍼센트 증가하고, 하천 범람으로 입는 피해가 방글라데시에서는 30배, 인도에서는 20배, 영국에서는 60배 증가한다고 한다.

현재 노선을 고수하더라도 기온 상승은 4도, 최대로 높게 잡아도 5도 정도에 머무르리라고 주장한다고 하는데, 4도 역시 딱히 바람직한 미래는 아니지 않은가. 읽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책에 나와 있는 사례들만 보더라도~ 최근 짧은 시간 사이에 어찌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는지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같은 시기에 휴스턴엔 허리케인 하비가, 아일랜드에서는 대서양 허리케인이 강타했고, 남아시아에서는 홍수로 4500만 명이 집을 잃었으며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상 초유의 산불로 상당 지역이 잿더미로 바뀐 사례.

1000년에 한번 있을 법한 홍수를 메릴랜드 주에서는 두번이나 겪고,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려 같은 주간에 미국 서부에는 100여 건의 대형 산불이, 반대편 일본에는 대규모 폭우가, 얼마 뒤에는 태풍 망쿳이 중국 본토를 덮치는가하면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강타해 난리가나고. 인도 케랄라 주에는 최악의 홍수가 닥쳤다는 사례.

이 밖에도 엄청난 자연재해를 겪고 있는 지구의 곳곳.

(최근만 해도 호주 산불 문제도 있고 말이다..)

농작물 수확량, 전염병, 이주 패턴, 내전, 범죄율, 가정 폭력, 태풍, 폭염, 폭우, 가뭄은 물론 경제성장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온갖 결과에 영향을 다 미치는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발명품이며, 우리가 죄책감을 실시간으로 느낀다는 사실 이면에는 상황이 아직 우리 손에 달렸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저자.

기후변화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전개될 암울한 전망을 가리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지구가 계속해서 고귀하고 풍요로운 생명을 담아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한다며, 우리가 기후를 파멸시키는 방법을 찾아냈으므로 파멸을 막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함께 전하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기후 문제는 한 가지 이야기, 한 가지 관점, 한 가지 비유, 한 가지 감정만 적용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점점 더 늘어나는 자연재해, 정치적 혼돈,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 지구 온난화의 날인이 찍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후 문제의 다층성은 더욱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고통을 나눠 갖지 않으려면, 적어도 숨이 막힐 정도로 거대한 고통을 나눠 갖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는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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