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에서 50년 간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는 문구에 반해 읽게 된 소설 『벤허』.

이 소설은 허구의 인물인 벤허가 주인공이지만 또 다른 서브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물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예수 그리스도'이다. 자주 등장하진 않지만 벤허의 삶 속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심지어 1부 첫 시작도 주인공 벤허 이야기가 아닌, 동방박사들의 만남과 미술 작품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유명한 <동방박사의 경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왕자이자 사제로 태어난 이집트 출신의 발타사르, 브라만 계급인 인도출신의 멜키오르, 그리고 클레안테스 아들이자 그리스 아테네 출신의 가스파르가 빛으로 변한 성령의 인도를 받아 한 곳에서 만난 후 곧 태어날 아기 예수를 만나러 이동하는 동안, 타지에 나가 있는 모든 유대인들은 출생지로 돌아가 호구 등록을 하라는 칙령 때문에 요셉과 마리아는 베들레헴으로 이동한다. 서로 만날 운명을 지닌 채.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를 만나기 전 헤롯왕을 먼저 알현하고 자기들이 멀리서 여기까지 온 사연을 얘기한다. 새로운 왕이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 욕심쟁이 헤롯왕은 '그 아기가 유대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거라고 했네. 그러니 그곳으로 가 보도록 하라. 가서 부지런히 그 아기를 찾게나. 그리고 만약 찾거든 나도 가서 경배할 수 있게 내게 다시 전갈을 보내도록 하라.'라고 알려준다. 원래 목적은 동방박사를 이용해 아기예수를 죽일 목적이었지만 다행히 아기예수도, 동방박사도 만남과 경배 이후 잘 피신해서 목숨을 보전한다. (벤허 후반쯤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아기 예수 대신 수많은 아기들이 죽임 당했다고 한다.)

2부는 앞으로의 전개될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당시의 유대 정치상황'에 대해 서술되어 있고 드디어 벤허가 등장한다.

벤허와 벤허의 친구 메살라가 대화를 나누는데, 친구라는 놈이 벤허의 뿌리인 유대인을 무시하고 유대의 역사와 종교, 하나님을 조롱하고 있는게 아닌가. 어릴 때는 전혀 그런 친구가 아니었는데 5년이나 로마에 있으면서 당시 유행이었던 '풍자'라고 하는 것에 미쳐서 돌아온 메살라를 보며 벤허는 메살라의 거만한 태도에 처음엔 모욕을 느꼈다가 분개했다가 결국은 마음이 몹시 쓰린 채로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온 벤허는 어머니에게 메살라와 있었던 이야기를 한 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했고 어머니는 철학자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스승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어머니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답을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벤허는 이스라엘 후예를 다시 자랑스러워하게 된다.

어느 날, 벤허는 자신의 집 쪽을 지나던 군대 행렬을 보기위해 지붕 위에 올라가 구경을 하고 있었다. 총독 발레리우스 그라투스가 저택 모퉁이에 가까이 왔을 때 벤허는 지나가는 그를 더 자세히 보기위해 기왓장을 짚고 몸을 앞으로 쑥 내밀었는데 공교롭게도 기왓장이 내리누르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미끄러져 총독의 머리를 가격해 버렸다.

총독과 총독 옆에 있던 메살라는 벤허가 일부러 한 게 아니라 실수였단걸 알았음에도 벤허의 유복한 재산을 빼앗기 위해 암살자로 몰았고 결국 그 사건으로 어머니와 여동생 티르자는 성으로 끌려가게 됐고, 벤허는 갤리선의 종신노예가 되어버린다.

노예로 끌려가는 도중 벤허와 십인대장은 한 목수를 만나는데, 그 목수는 바로 요셉이었다. 요셉과 십인대장이 벤허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얌전히 뒤에 서 있던 청년이 우물에서 사발에 한가득 물을 떠가지고 벤허에게 다가갔다.

그렇다! 바로 아기예수에서 성장한 청년예수다!! 벤허가 물을 다 마시고 나자 예수는 벤허의 머리에 손을 올려 짧게나마 축복을 해 준다.

그렇게 벤허는 예수와 처음으로 조우했다.

3부는 갤리선에서 열심히 노예생활을 하는 벤허의 모습과 그런 벤허를 눈독들이는 사령관 퀸투스 아리우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해적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벤허는 바다에 떨어저 허우적대던 아리우스를 구출해냈고 아리우스는 바로 벤허를 자신의 양아들로 입양한다.

4부는 우연히 만난 히브리인 덕분에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했던 노예 시모니데스를 알게 된 벤허가 그를 찾아가는 내용과 자신의 원수인 메살라를 다시 만나 복수를 다짐하는 부분, 메살라에게 치일뻔한 남자의 목숨을 구해주는데 그 남자는 동방박사 중 한명이었던 '발타사르'였고 그에게서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인, '전차경주'를 위한 초석을 닦는다.

5부에서는 겔리선에서 죽은줄로만 알았던 벤허를 본 메살라가 총독 그라투스에게 밀서를 보내는데서 시작한다. 다행히 전차경주 때 벤허에게 말과 전차를 빌려주기로 한 족장 일데림이 중간에서 밀서를 빼돌려 벤허에게 보여주는데, 가로챈 밀서는 벤허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들을 밝혀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다 적혀있었다.

벤허는 다시한번 복수를 다짐하고... 전차경주 시합에서 메살라를 아주 멋지게 이기면서 통쾌한 복수를 한다.

6부는 벤허입장에서 계속 행방불명이던 벤허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실은 지하6호 감방에 갇혀있고 그들은 나환자가 되었으며 새로운 총독으로 취임한 본디오 빌라도가 그들을 풀어주는 내용이 나온다.

풀려났지만 나환자는 그 당시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기에 벤허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숨어지내야 하는 어머니와 여동생....

벤허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굉장히 힘들어한다.

7부에서 드디어 예언자인 예수가 직접적으로 출현하게 되면서 8부에서는 성경에서도 나오듯 예수가 빵 일곱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광주리가 가득 차게 만들고, 옷단을 만지거나 멀리서 부르는 것만으로도병자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덕분에 벤허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나환증을 치료해주는 기적을 발휘해 주어, 벤허는 가족들은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있듯 예수의 끝이 다가왔고,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스도가 죽은 후 벤허는 최선을 다해 그를 섬기면서 책은 마무리 된다.

엄청 방대한 내용이라 줄거리를 줄여적었는데도 이정도다. 벤허의 이야기와 예수의 이야기가 묘하게 잘 어우러져 흥미로움을 더하는 『벤허』. 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역사소설로 평가받는지 알 것 같다. 무교인 내가 읽어도 크게 부담감 들지 않도록 성서 배경을 잘 녹여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문화 아이콘인 벤허를 읽어서 뜻깊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