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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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먼저 펼치면 바로 보게되는 작가의 서문.

어떤 작가는 서문과 발문을 함께 책에 남기는 경우도 있고, 어떤 작가는 서문만 남기거나, 어떤 작가는 발문만 남기는 경우도 있다.

서문과 발문 모두 작가의 생각이나,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기에 꼼꼼히 읽어보고 넘어가는 구간이기도 하다.

읽다보면 서문 또는 발문에 읽어준 독자분들이나 이 책을 내도록 도와준 출판사와 그 외 지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작가분들이 있다. 그 글을보면 괜시리 이 책을 읽은 내가 뿌듯한, 그리고 감사인사를 전하는 작가님께 무한한 애정이 샘솟곤 하는데 이번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의 모든 내용은 정말 말 그대로 박완서 작가님의 서문과 발문을 수록하여 그 분의 생생한 목소리와 생각, 감사의 말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이렇게 서문, 발문만 엮에 낸 책은 내겐 다소 생소해서 기대 반, 끌림 반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사실 한국문학의 거목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던 박완서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유일하다고 고백한다. 작가님의 작품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면서 왜 이 책이 끌렸던걸까 살짝 고민하며 책을 펼쳤는데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박완서라는 작가님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이미 '거목'으로 정평이 나 있던 상태였는데, 그 분도 분명 거목으로 오기까지의 많은 시간들과 경험들을 겪었을테고 그러는 동안 작가님의 그 당시 생각과 마음들이 분명 서문과 발문에 녹아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 나는 그 '느낌'을 이 책을 통해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에 끌렸구나 싶었다.

소설, 산문, 동화에 수록된 서문 및 발문 67편과 작가 연보, 작품 연보, 작품 화보까지 수록되어있는 이 책은 사실 페이지수만 보면 206페이지밖에 되지않는다. 하지만 안에 담긴 작가의 말은 한 자 한 자 마음에 쏙쏙 박히는 것들로 가득해서 페이지가 짧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유독 눈에 들어왔던건 당시 책을 내주었던 출판사에게 꼭 고마움을 표시한 박완서 작가님의 글들이었다. 그러면서 작가정신을 비롯한 현재 유명하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출판사들이 그 시절에도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되었는데 사실 너무 놀랬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작가정신 출판사는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출간하고 있었구나 하는...그런 놀라움!

이번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을 통해 1990년 4월에 작가정신에게 고마움을 표한 <나목>의 발문을 보지 않았더라면 평생 몰랐을 부분이기에 뭔가 신기하면서도 놀랍기도 하고 그랬다.

그 외에도 서문과 발문에 언뜻언뜻 보이는 집필하는 과정에서의 고민, 책을 다시 재출간할 때의 마음과 대하는 자세, 작품을 쓰면서 가졌던 솔직한 생각 등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소설가 분들이 '작가 박완서를 기리며' 쓴 글들을 다시 한번 더 읽어보았다. 징이현 소설가님의 <작가가 작품 밖으로 한 발자국 걸어 나와 건네는 특별한 끝인사의 자리이다>와, 최은영 소설가님의 <자신의 경험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며 통과하고 기어이 기억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라는 부분에서 한번 더 공감하고 책을 덮었다.

이제는 독자들의 곁에 없는 분이지만 많은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숨쉬고 있기에, 박완서 작가님을 추억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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