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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옛날 전설을 하나 소개할까한다.
옛날에 몸에 허물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 땅꾼이 한사람 살았는데 그자가 뱀을 잡으려고 산에 구멍이란 구멍을 죄다 쑤시고 다녔다고한다.
저녁때가 다 돼서 땅꾼은 음침하고 커다란 동굴을 하나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아주 커다란 뱀이 살고있었다. 땅꾼은 그 뱀을 발견하고 나뭇가지로 콕콕 찔렀고 화가 난 뱀은 혀를 날름거리면서 땅꾼을 쫓아왔다.
땅꾼은 죽기살기로 마을까지 달려와 곧장 집으로 뛰어들어갔는데 큰 뱀이 마을로 내려왔다는걸 모르던 마을 사람들이 오히려 날벼락을 맞고 말았다. 뱀을 발견하고 다들 도망치려는 찰나 갑자기 뱀이 사람들을 뒤쫓는걸 포기하고 허물을 벗기 시작하는데... 이게 무슨일인지 마을 사람들이 뒤집어쓰고 있던 허물도 거짓말처럼 홀라당 벗겨졌다고한다.
그런데 아뿔싸! 한사람 빼고 모두 허물이 벗어지고 만 것이다!
집에 숨어있던 땅꾼... 땅꾼은 마을 사람들이 허물을 벗은걸 보고 자신도 허물을 벗기위해서 그 뒤로 큰 뱀 롱롱을 찾아 다녔지만 롱롱을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전해내려오진 않고있다.
전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실제로 허물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D구역이란 제한된 곳에서 마을을 이루며 살고있다.
허물의 상태를 A등급부터 E등급으로 나누고 A등급에서 E등급으로 갈수록 허물이 심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그녀'도 꽤 높은 등급의 허물이 몸에 퍼져있는 상태다.
그녀는 원래 파충류 사육사로 B구역 산기슭에 있는 사설동물원에서 일했지만 산사태가 일어나 동물원이 폐쇄되어 버린 후로는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하며 프로틴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 견디고 있었다.
(프로틴은 피부각화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이다)
원래는 절대로 가지 않으려 했던 방역센터지만 마음을 바꾸고 재활을 받기위해 입소하게 되면서 롱롱의 전설을 듣게되고 같은 방을 썼던 인물들과 재활이 끝난 후 롱롱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방역센터를 나온 후 전설로만 생각했던 롱롱을 버려진 사원에서 찾은 이들은 D구역으로 롱롱을 데려오게된다.
옛 전설을 믿는 D구역 사람들은 롱롱을 신처럼 모시고 소원을 빌기 시작하는데 제일 많이 이루어지길 원하는 소망은 모두의 생각대로 허물을 벗는 것이었다.
과연 사람들의 소원은 이루어질지, 사람들의 몸에 생기는 허물은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인지... 하나씩 밝혀지며 뒤로갈수록 점점 더 몰입해서 봐지는 '소원을 말해줘.'
오랜만에 독창적인 SF소설과 마주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버렸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