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리피 할로우 - 워싱턴 어빙의 기이한 이야기 ㅣ 아르볼 N클래식
워싱턴 어빙 지음, 달상 그림, 천미나 옮김 / 아르볼 / 2019년 7월
평점 :
워싱턴 어빙 작가를 찾아보던 중 알게된건데, 이 책에 실은 단편 '립 반 윙클'과 '슬리피 할로우'는 어빙 작가가 제프리 크레이온이라는 가명으로 낸 <스케치북> 소설에도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가끔 가명으로 소설을 내는 분들이 있던데(해리포터 작가 j.k롤링도 가명써서 낸 소설이 있듯이) 이 경우도 그런 경우였던것 같다.
이 책은 총 6가지의 기담을 담았고 안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악마와 톰워커>의 내용은 어느 날 톰 워커는 먼 이웃동네에 갔다가 돌아오는길에 늪지를 가로지르는 지름길을 택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거기서 톰은 악마를 만나게 되는데 악마는 톰에게 남다른 호감을 가져 해적 키드가 묻어둔 어마어마한 금은보화에 대해 귀뜸해준다.
톰은 금은보화가 탐이났지만 악마와의 거래는 조심스러워, 생각할 시간을 달라하고 집으로 가지만 결국은 악마와 거래를 하게된다.
그 덕에 톰 워커는 고리대금업자가되어 많은 부를 쌓게 되는데... 부당하게 쌓아올린 부는 언젠간 망하는 법!
이 이야기는 비루하고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전하는 동시에 불경기에 고리대금업자를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파멸의 지름길이라는것도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독일인 학생의 모험>의 주인공 고트프리드 볼프강은 여성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수줍음이 너무 많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여인의 아름다움을 열렬히 찬미하고 독방 안에서 자신이 보았던 여인들의 모습과 얼굴에 대한 몽상에 종종 빠져드는 사내였다.
그러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 나오는 꿈을 꾸게되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던 늦은 밤 단두대 근처를 지다던 볼프강은 자신이 꿈에서 본 여인이 거기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자신의 집에 머물다가라는 제안을 한다.
(당돌한 남잘세..)
볼프강의 집으로 들어온 둘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지만 다음 날 아침 뜬금없이 여인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볼프강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소식을 듣고 온 경관이 여인의 시신을 보고 끔찍한 소리를 하게되는데...
이 단편 읽고 정말'독특한 기담'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설마했는데 결말이 이럴 줄이야. 볼프강의 비극적인 결말이 안타까우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립 밴 윙클> 립 밴 윙클은 독일의 오래된 전설인 피터 클라우스에서 차용된 이야기라고 한다.
립은 남을 잘 도와주고 아이들과도 잘 놀고 했기에 마을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딱 하나 문제는 자신의 일은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립의 아내는 립에게 맨날 태평스럽게 놀고 먹느라 식구들을 고생시킨다며 끊임없는 잔소리를 퍼부었다.
립은 이 잔소리를 피해 집 밖으로 나가곤 했는데 어느 화창한 날도 역시 아내의 호통을 듣고 밖으로나와 울프(개)와 함께 숲속을 거닐고 있었다.
그 때, 어떤 노인이 립을 향해 가까이와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립은 노인과 함께 술통을 들고 골짜기를 올라가는데 멀리서 천둥번개 소리가 들렸다. 립은 순간 걸음을 멈추었지만 지나가는 소나기 소리려니 생각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노인을 따라 도착한 곳에서 괴상해보이는 무리가 구주희(볼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노인이 챙겨온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립도 술을 홀짝홀짝 마시다 잠들어버리고 만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무리는 어디에도 없고 자신은 노인이 되어있었다.
마을로 내려온 립은 너무 많이 바뀌어 있는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을 찾는데 다행히 자신의 딸을 발견하고 단 하룻밤에 일어난 일들을 딸과 마을사람들에게 말한다.
다행히 마을사람들은 립의 말을 믿어주었고(아닌사람도 있긴했다) 오늘날까지 이 이야기는 전해진다고 한다.
확실히 차용된 내용이라 큰 틀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대영제국의 지배를 받은 시점과 대영 제국으러부터 자유를 얻은 시점을 배경으로 설정 해놓아 그 때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제일 분량이 많았던 단편 <슬리피 할로우의 전설>
이카보드 크레인은 슬리피 할로우의 교사로 지내고있다. 이 골짜기를 배경으로 한 많은 기괴한 이야기들이 있지만 '슬리피 할로우의 질주하는 헤센 기병'의 유령 이야기가 단골 소재이다.
이카보드에게는 무서우면서도 즐거운 취미가 있었는데 노부인들과 기이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보내는 일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항상 공포에 떨면서 집으로 가곤 했다.
그러나 그에게 유령보다 더 당혹김을 일으키는 존재가 있으니, 부유한 농부의 외동딸인 카트리나 반 타셀양이다.
이카보드는 그녀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와 그녀의 저택을 탐하게 되어 카트리나에게 잘 보이려고 애쓴다. 그녀를 흠모하는 수많은 시골청년들과 경쟁을 벌여야했는데 가장 만만찮은 상대는 브롬 반 브런트라는 사내였다.
어느날 이카보드는 반 타셀씨 댁에서 열리는 '누비이불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받는다. 이 모임은 잡담을 즐기는 모임으로 여러 주제를 갖고 잡담을 하다 여지없이 유령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자신의 라이벌인 브롬이 한밤중에 마주친 유령 헤센기병과 경주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 주었고 그 이후로 서서히 연회는 끝이난다.
아보카드는 풀이죽어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아까 브롬이 얘기한 상황처럼 유령 헤센기병과 마주치게 된다.
그 후 상황은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반전과 코미디가 어우러져있다.
영화내용은 완전 스릴러던데 이건 약간의 스릴러에 코미디가 섞여 있어 훨 좋았다.
<책 만드는 기술>의 주인공은 어느 여름날, 영국 박물관의 도서관 열람실을 발견하고 구석에 앉아 책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게 된다.
그러다 열람실의 깊은 정적과 노곤함 때문에 깜빡 잠이드는데.. 벽에 걸린 초상화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비극적으로 끝나는 꿈의 결말이 너무도 우스꽝스러웠던 탓에 주인공은 잠을 깨면서 큰소리로 웃어버리고 만다.
그 소리를 듣고 사서가 다가와서 허가증을 보여달라하는데 몰래 들어왔던 주인공은 기회를 틈타 후다닥 그 자리를 빠져나가면서 이야기는 끝이난다.
주인공의 상상이 너무 재밌었고 현실에서 꿈을깬뒤 사서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유령신랑>
남작의 아름다운 딸과 결혼하게 된 백작은 자신의 친구에게 이런저런 사연을 시시콜콜 들려주곤 했는데 가능방향이 같아 여정을 함께하다 산적을 만나게된다.
그리고 하필 백작이 공격을 받고 숨을 거두게되는데, 죽기전에 친구에게 신부에게 이 사실을 알려달라고 말하며 눈을 감는다.
스타르켄파우스트는 백작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남작에게로 갔다가 아름다운 신부의 얼굴을 보고 진실은 숨긴채 자신이 친구인척 행세하며 연회에 참석하게된다.
그러나 밤이 깊어질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던 스타르켄파우스트는 자신은 이미 죽은 사람이며 유령이라는 말을 남기곤 그 자리를 떠난다.
그 후 신부를 잊지못한 주인공은 남작에게 가서 백작과 겪은 일을 들려주고 남작이 그를 용서해 주며 모든일이 행복하게 마무리가 된다.
제목이 유령신랑이어서 진짜 유령이랑 결혼하는 내용인가 했는데 현실적인 내용이고 마지막이 해피엔딩이라 좋았다.
끝으로 여섯가지의 기이한 이야기 모두 신선하고 경쾌하게 흘러가 너무 재밌게 잘 읽었고,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민간 전설을 소재로 한 기담이라 그런지 내용들 하나하나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각주들도 자세히 적혀있어 큰 어려움 없이 본문 내용을 잘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한 단편당 그림이 하나씩 들어가있어 중간중간 보는 즐거움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다음에 조카오면 조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