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의 대여 서점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있을 리가 없어! 2
다카세 노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 없고 빽 없고 재능 없고 부모도 없이 유곽에서 외롭게 자란 츠타야 주자부로가 어떻게 에도 출판계를 주름잡으며 미디어의 왕이 되었는지 그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드라마 <베라보>. 작년 NHK에서 방영하여 큰 화제가 되었지요.

 

츠타야는 무명의 호쿠사이, 산토 교덴, 교쿠테이 바킨을 발굴하고, 일본사 최대의 수수께끼 중 하나인 '도슈사이 샤라쿠'를 세상에 알린 천재 기획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 서점 츠타야는 바로 선구적 출판업자였던 츠타야 주자부로의 이름을 빌려서 만든 플랫폼입니다.

 

츠타야 주자부로는 1773년 요시와라 유곽에 서점(세책점)을 내고 책 대여를 시작하지요. 세책점이란, 요금을 받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장사를 말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책 대여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이 비싸서 쉽게 구입하기 힘들었던 에도 시대에는 대여료를 받고 책을 빌려주는 세책점이 많았습니다. 츠타야 주자부로도 살짝 등장하는 <센의 대여서점>은 세책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각종 출판 미스터리를 주인공 센이 해결해 가는 비블리오 소설입니다.

 

다카세 노이치 작가는 센의 이야기를 쓰기 전까지 시대소설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더군요. 그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출산이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정규직으로 일할 엄두는 나지 않아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는데 2시간짜리 알바 자리도 구할 수가 없었어요. 이유를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전부 아이가 있어서 곤란하네요였다고…….

 

화가 나서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무너진 자존감과 생계의 위협 속에서 인간 사냥에 나서는, 영화로 치면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 같은 분위기의 현대물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둡고 재미없는 소설을 4년쯤 썼더니 화가 줄어들었다네요.

 

그때부터 소설을 쓰는 일이 즐거워져서 문학상에 도전해보기로 했답니다. 목표는 올 요미모노 신인상. 가장 빠르고 확실한 데뷔코스지요. 올 요미모노 신인상은 문예춘추(나오키 상과 아쿠타가와 상도 문예춘추가 만든 문학상)가 발행하는 월간지 올 요미모노에서 주관하는 신인 작가상입니다.

 

유명 작가들을 다수 배출한 바 있지요. 미야베 미유키 작가도 세 번의 도전 끝에 올 요미모노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다카노 씨의 경우는 네 번 낙방했는데 그때까지 쓰던 연애 소설을 접고 과감하게 시대소설로 항적을 전환하여 마침내 다섯 번째 투고 때 상을 받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제100회를 맞은 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으니 여러 차례 낙방한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아리스가와 아리스 작가의 심사평이 재미있습니다.

 

"딱 떨어지는 제100회를 맞아다음 회부터 응모 요강이 바뀌는 올 요미모노 신인상수상작은 경사스럽게도 만장일치로 결정됐다소설의 주인공은 혼자서 대여서점을 운영하는 <>. 책을 매우 좋아하고지기 싫어하는 성격에열심히 일하는 처자다고객의 희망에 부응하려고 애쓰다 보니 막부가 금지한 책도 자기 손으로 완성하고 싶어 한다읽으면서 응원하고 싶어지는 주인공(특히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이다."


 

이야기의 세계를 사랑하는 독자들을 위한 시대+미스터리+비블리오 소설이에요. 간세이 개혁으로 언론과 출판을 통제하던 시기, 사람들에게 지식과 오락을 전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동분서주하는 센의 활약을 눈여겨봐 주시길.

 

)

<센의 대여 서점>을 쓴 작가의 인터뷰 중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엄마가 소설을 써서 큰 상을 받고 뉴스에 등장했지만 집 안에서는 누구 하나 아는 척도 하지 않은 모양이에요. 한데 이후로 눈물 사탕(なみだあめ)이 나왔을 때는 상황이 좀 달라졌답니다. 눈물 사탕은 여러 작가들이 함께 집필한 앤솔러지인데 그들 중 한 명이 미야베 미유키 작가였거든요. “지금까지 내가 소설을 썼다고 해도 가족 중 누구 하나 관심이 없었는데, 앤솔러지에 미야베 미유키 씨와 함께 실리자, ‘잠깐, 엄마, 미야베 미유키랑 같은 책에 이름이 실렸어? 대박!’이라며 놀라더라(웃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