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조조 모예스 지음, 송은주 옮김 / 살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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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의 작품과는 '원 플러스 원' 이후 두번째 만남이었다.

 

'원 플러스 원'의 기괴한 가족을 보는 따뜻한 작가의 시선이 이번 소설에서는 시간을 넘나들며 상처받은 마음들을 보드랍게 도닥이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조금은 낯설 수도 있는 그림이라는 예술의 영역, 전범(戰犯)에 대한 이해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 남녀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져 한편의 맛깔스런 영화 한편을 정신없이 보고난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우리 생활에 들어오면서 정신을 쏙 빼놓고 눈이 핑핑 돌아가는 속도의 변화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사람과 그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감정들, 그리고 이것이 시간이라는 축으로 쌓여진 기억들 사이의 소용돌이가 주는 역동감을 따라올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인간의 가장 어둡고 비참한, 불행한 순간인 전쟁과 질병, 이별과 배신의 상황은 언제든 우리의 허락없이도 닥칠 수 있고,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역시 그 질곡을 빠져나오는 것은 인생들에게는 역부족인가 싶다. 하지만 결국은 사람이,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사랑이, 그리고 그 기억의 역사들을 통해 끝내 '진실'을 지켜내고 다시금 '행복' 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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