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작가 - 예능작가 16인의 생생한 방송 이야기
김진태 엮음 / 도토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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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같은 직업군 안에서도 각양각색의 포지션이 있고 나름의 서열이 존재한다. 때로는 그 서열이라는 것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기도 한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갑을 관계라는 것이 납득이 안 가는 경우도 많다. 어쩌면 방송계에서 작품을 표현하는 연기자와 대본을 생산하는 작가의 위치도 갑을을 논하기 어렵다. 조명을 받는 프로그램 뒤엔 탄탄한 작가들이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작가의 세계도 다양한 장르로 세분화된다. 드라마의 감동도 좋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삶의 트랜드와 변화, 에너지를 얻는다. 글이나 말보다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예능 작가들의 세계를 조명하고자 작가는 아마도 이 책을 선보인 것 같다.

인기 있는 대표 프로그램들의 작가들의 총출연이다. 출연자들이 던지는 웃음 코드, 눈물 코드 하나하나가 작가들의 기획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때론 애드리브조차도 작가들의 코치와 방향성을 잡아줘야만 편안한 환경에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들의 인터뷰 형식을 그대로 실어놓았다. 예능 작가들은 전공도 다양하다. 특별한 자질이나 학습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작가로서 1등할 자신감을 가지고 매일 노력하는 의지와 각오였다. 인간의 감정선을 예리하게 터치하면서 크리에이터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끊임없는 아이디어의 발굴은 작가들의 큰 숙제이다.

이 책은 작가들을 통해 프로그램을 하게 된 계기,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과정과 전개 방식, 섭외된 연예들의 성향과 특징, 예능 작가로서의 삶의 방향과 앞으로 비전도 들어 볼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두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이 가득하다는 것과 타인의 행복을 바란다는 것이었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의 영역은 깊게 드러내지 않아 작가들의 삶보다도 방송가 주변의 에피소드들이 많다는 것이랄까.

                            

지금은 고인이 된 김주혁 씨의 니코틴 패스 별명이 붙게 된 스토리를 이야기 한 지현숙 작가 편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비하인드스토리도 알게 되고, 맛집 정보도 알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보이는 연예인들의 재능 뒤에 든든히 받치고 있는 예능 작가들의 노고에 고마움이 느껴진다. 좋은 방송에는 결국 좋은 작가들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녹아있다는 사실을...

사실 내 삶은 내 맘대로 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직업을 맘대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오로지 내 의지만으로 원하는 직업을 백 프로 선택하고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예능 작가들의 진솔한 인터뷰에서도 들었듯이 어쩌다 작가가 되기도 하고, 하다 보니 이 일이 천부적인 재능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김진태 작가의 말처럼 어쩌다 보니 선택하고 선택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어쩌다 보니~라는 말이 참 무책임한 듯하지만 자연스러운 우리의 삶의 흐름일지도 모르겠다. 냉철한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작가들의 세계를 엿보면서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데 필수 요소는 긍정과 낭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서평 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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