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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갈증과 허기가 있었고, 너는 과일이었다.
비통과 폐허가 있었고, 너는 기적이었다.
- 파블로 네루가 < 절망의 노래 > -
지금도 중, 남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출 행렬...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으로 인한 대혼란의 상황을 나는 그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며 제3자의 눈도 아닌 지구 반대편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라고 막연히 생각만 했었지 심각하게 보지도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그런 나를 부끄럽게 만든 아메리칸 더트..
왜 전미를 강타했는지 스테디셀러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읽는 내내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계속 끓어 오르는건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책을 덮을 무렵 안도와 함께 알 수 없는 서러움으로 눈물 흘리고 있던 나.
논픽션과 픽션의 애매한 경계를 넘나드는 것 같은 생생한 그들의 탈출 여정..
이 작품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한가로운 멕시코 아파풀코의 한 주택가에서 온 가족이 모여 조카딸의 성인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평화로운 식사 자리가 순식간에 총성이 울리며 16명의 가족이 몰살 당하는 비극의 장면으로 바뀌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순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주인공 리디아의 어린 아들(9살) 루카와 리디아는 화장실 한 켠의 샤워실에서 몸을 숨겨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살아남았기에 그녀의 가족을 몰살 시킨 카르텔의 수장으로부터 더더욱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미 주검이 된 남편 세바스티안의 가슴 위에 올려져 있던 단 하나의 메모.."나 때문에 내 일가족이 죽었다."
멕시코의 악명 높은 정부위의 정부, 경찰위의 경찰인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카르텔에 관한 기사를 썼던 남편의 주검 앞에서 슬퍼할 겨를도 없이 패닉에 빠진 정신을 가다듬을 시간도 없이 그저 카르텔의 수장 하비에르로부터 루카와 함께 벗어나야 하는 리디아의 처절한 여정이 바로 시작된다.
엄마이기에 단 하나 남은 루카를 위해 좀 더 안전한 미국으로 가기 위한 걸음 걸음은 한 시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울 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카르텔의 감시망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은..오로지 바퀴달린 짐승이라 불리우는 라 베스티아를 타는 것..
실제로 존재하는 짐승의 열차라는 기차를 타고 멕시코를 벗어나려는 리디아와 루카..그 여정 속에 합류 하게된 온두라스에서 탈출한 어린 자매 솔레다드와 레베카..
리디아와 루카의 급박한 상황도 안타까웠지만 나의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했던 솔레다드와 레베카..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남미 특유의 미모를 뽐내는 그 두 자매를 세상은 가만두지 않는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자유를 위해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죽음을 담보로 탈출하는 리디아와 루카, 솔레다드와 레베카,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불법 체류자와 탈출자들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히 묘사된 아메리칸 더트..
읽는 내내 리디아가 되어 같이 분노하고 같이 슬퍼하며 같이 암담했다가 같이 희망에 차는 나를 본다.
부모 없이 탈출하여 세상 밖에 노출된 솔레다드와 레베카를 품에 안아 주고 싶은 나를 본다.
부모 없이 10살이란 어린 나이에 씩씩하게 홀로 탈출 하려던 안타까운 꼬마 베토를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나를 본다.
총 4,257킬로미터를 살기위해 묵묵히 이동한 리디아와 루카.. 그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더이상 아픔과 고통이 없길... 그녀의 앞으로의 삶에 행복만 가득하기를...
마지막 작가의 후기의 말이 내내 내 마음을 울린다.
"Tambien de este lado hay suenos."
(장벽 이쪽에도 꿈이 있다.) -제닌 커민스 < 아메리칸 더트 후기中>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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