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록
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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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은 임팩트가 강해야 하기 때문에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많다고 합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특히 흥미가 가는 카테고리이고, 초단편의 강렬함을 기억하고 있어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저자 프리키는 이런 단편소설을 무수히 양산하고 있는 작가라는 것을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동안은 '초단편'에선 '김동식 작가'만을 알았거든요.

새로운 세계에 눈 뜨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입니다.

'프리키 미스터리 컬렉션' 기생록은 해당 장르에다 요즘 시절 공감 소재를 적용해서 뉴스에서 보았을 만한 얘기를 담았습니다.

'꼴남, 한남, 한녀, 페미'라는 혐오 단어에서 풍기는 요즘 남녀 갈등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양극화 '기생충 신드롬'을 담아내서 공감이 가면서도 왠지 모를 서글픔마저 느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집단으로 분열되고 '집단 이기주의'라는 사슬에 얽매이게 됐는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소설을 읽었습니다.

겉모습과 상대의 취향만으로 오해라고 업신여기고 무시하는 행태가 어떻게 미스터리 스릴러가 되는지 보여주는 소설을 보다 보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한 권에 6개의 초단편 소설들이 요즘 세태에 대한 풍자처럼 다가옵니다.

'국가생명연구소'는 사회적 최약자인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폭력과 무관심을 복수와 국가기관이라는 딱딱한 소재로 잘 풀어냅니다.

'이웃을 놀라게 하는 법'은 서로와 이웃에 대한 오해와 불신, 혐오가 어떻게 개인에게 심리적으로 점철되고 파괴적으로 발전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소설의 시작 첫 페이지부터 '이성을 잃거나' '감정에 사로잡히면' 어떤 사건들이 일어날지 암시하는 문구는 소설의 흥미를 더합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무지, 무관심, 무시, 혐오'가 불러온 오해를 시작한 분노가 결국 사건을 만드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오늘도 야당 대표 테러에 이어 여성 국회의원에 대한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국가기관의 사건에 대한 대처가 또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어서 국민의 의혹이 더 불거지고 있는 것 또한 불투명한 처리 과정도 '사람들의 불신'을 키우면서 현실에서도 미스터리 스릴러를 키우는 면이 있어 소설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들은 이웃에 대해 잘 아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말을 나눠봐야 인사 몇 마디, 갈등은 흡연과 층간 소음 정도의 에피보드를 통해서 처음 이웃과 만나게 됩니다.

'모른다'는 정보의 부재보다 '선입견'이라는 망상으로 키워지는 '불신, 혐오, 증오, 분노'가 사건을 키웁니다.

'층간소음'은 건물을 지을 때 소재나 시공에 돈을 더 쓰면 해결되고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데, 계속 방치하고 있는 건설사와 그것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의 대처 미흡'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관련 법률도 더 강화해야 되고요.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풍자가 잘 드러나 있어서 생각을 환기해 줍니다.

우린 얼마나 이웃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우린 얼마나 정부기관에 대해서 알려고 했는지 아니면 무관심했는지

그로 인해 '국가 폭력'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소설은 풍자하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무관심, 개인주의'는 어쩔 수 없이 함께 모여 살아야 하는 '도시 생활'의 필수 환경에서 괴리를 만들고 있다는 통찰을 얻었습니다.

우린 더욱 사회에 그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각 정부기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회에서 진행되는 법안에 대해서 '가십거리'로만 접근하는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지 말고 직접 '국회 웹사이트'에 접근해서 하나하나 용어를 찾아가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회 사이트에 '국민소통'게시판이 있으니 그것도 잘 이용해야 합니다.

단편적인 사건으로만 보고 지나쳤던 수많은 사건들이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 일깨워졌습니다.

소설이란 '일어날 법한 일들'을 허구로 지어낸다고 하지만, 어느 때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디테일에 놀라게 됩니다.

강렬한 초단편 소설의 매력을 아직 느껴보지 못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장편의 긴 호흡이 아닌 단편소설의 짧은 호흡에서 느껴지는 긴박함이 매력입니다.



#기생록 #프리키 #아프로스미디어 #리뷰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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