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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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를 재독하며 예전에 힘들게 읽었던 기억에 다소 버거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1만 3,000년 동안 인류가 겪은 역사를 단 한 권의 책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거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그땐 어려웠던 책이 지금은 어느새 너무 흥미로운 책이 돼있었다.




책은 유인원으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진화와 역사를 약 730페이지를 활용해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다. 페이지 수만 보면 벽돌 책에 가깝지만 1만 3,000년이라는 시간을 담기에는 아주 티끌 같은 내용에 불과하다. 하나의 종으로 탄생한 인간이 지금은 각기 다른 대륙에서 다양한 인종을 이루고 각자의 언어를 쓰며 서로 협력하기도 대립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명의 발전에 따라 총과 균과 쇠를 앞세워 다른 대륙의 종족들을 정복하며 제국과 식민지로 나뉘었다.



특히 환경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었던 모리오리족과 마오리족의 야만적인 충돌 결과는 저자가 말했듯 고대 세계에서나 현대 세계에서, 월등한 장비를 갖춘 다수의 종족이 그러지 못한 소수의 종족을 상대할 때마다 벌어진 많은 비극과 닮아있어 섬뜩할 정도였다.




책은 대륙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는 역사에 대한 의문을 근접요인과 궁극 원인으로 나누며 다양하게 접근해 설명하고 있다. 방대한 내용이지만 결론은 식량 생산을 먼저 시작한 종족들이 총,균,쇠에 대해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역사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기나긴 충돌을 이어오고 있다는 거다. 거기에는 무엇보다 지리적 차이가 컸음을 알 수 있었는데,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원히 부유한 국가도 가난한 국가도 없으며, 누가 정복하고 지배의 대상이 될지도 알 수 없지만 분명 지난 역사에서 우린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 그 답은 어쩌면 오늘에 있을 수 있다.



인간 사회의 운명을 바꾼 힘.

앞으로 10년 후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온다면 아마 다음 장은 AI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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