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합본] 간택 전쟁 (전2권/완결)
은장 지음 / 로코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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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관오리들로 인해 고통받는 백성들을 보호하고 소중한 이들을 지킬 힘을 얻기 위해서라도 추락한 왕권을 바로세워야만 했던 강인한 현군 휘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간택되어 당혹스러워했지만 국모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던 기특한 중전 예하. 비록 왕권강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략결혼이었지만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사가의 어느 부부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지켜주려 애쓰던 주인공들의 애틋한 사랑이 돋보였던 책.

 

중궁은 나의 왕후가 되지 않고자 했지만 내 유일한 반려이고,

나의 아무것도 아니고자 하였으나, 이미 내 모든 것입니다.

 

제목처럼 국모의 간택 과정은 전쟁과도 같았다. 왕후는 평범한 아녀자가 아닌 유사시 한 나라를 책임지는 국왕을 대신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라는 사실보다는 권문세도가들이 가문의 여식을 통하여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야욕으로 간택 전쟁에 뛰어들었고, 왕권을 강화시킬 기반을 마련하고 백성을 위한 험난하고 외로운 길의 동반자가 되어줄 반려를 직접 간택하고 싶었던 휘는 그 진흙탕 전쟁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어진 국모이자 현명한 반려를 간택한 덕분에 그는 치열한 전쟁의 승자가 되었음은 물론 행복까지 거머쥐게 되었으니 그의 결정은 옳았던 셈이다.

" 중전은 나의 배를 탄 유일한 백성입니다.

 나에게 간택되어 주어...... 고맙습니다. "

 

이 책은 주인공들 사이의 갈등보다는 삼사에 억압당하는 왕권을 되찾아 백성들을 이롭게 하려는 의로운 등장인물들의 분투과정이 더 중심이다. 간언과 간계로 왕권을 무너뜨리려는 노회한 권신들과 맞서기 위해 평소에는 어른스럽고 근엄한 군주지만 예하와 둘만 있을때는 그저 사랑스러운 아내의 애정을 갈구하는 평범한 사내일 뿐이었던 휘. 그리고 그의 곁에서 현숙한 국모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내면서도 둘만 있을때는 수줍고 새침한 새색시가 된 예하덕분에 어둡기만한 분위기는 아니다.

 

정치적 동반자이자 소중한 반려가 될 왕후를 직접 간택하여 아끼고 사랑하는 휘도 멋졌고 고독한 국왕의 따스한 의지처가 되어준 예하도 좋았던 책이다. 사실 초반에는 예하가 어릴때 짝사랑하던 사내가 있었기에 그 일이 갈등요소가 되나 했는데 휘의 귀여운 투기거리로 등장할 뿐이라 의외였다. 나이에 비해 의젓한 어른처럼 굴다가도 갈수록 사랑스러워지는 왕비가 애정표현을 잘 해 주지 않아 투덜대던 휘가 귀여웠다. 주인공들을 쏙 빼닮은 2세들과의 알콩달콩 궁궐 일상을 담은 외전은 엄마미소 지으며 읽었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외에도 충실한 자료조차를 바탕으로 영화처럼 디테일한 간택과정 묘사와 몰랐던 중궁의 역할이 흥미로웠지만 정쟁과 사건사고가 등장함에도 잔잔한 분위기라 취향타는 분들도 있을 듯하다. 왕권을 억압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한 이기적인 신하들과 왕실만 위하느라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고 있던 대왕대비때문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힘든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백성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바람직한 군주 휘와 그가 옳은 길을 가도록 진심어린 충언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예하와 충신들로 인해 울컥하기도 했다. 

' 왕의 양어깨에 만인이 짊어져 있습니다.

팔도의 만백성 분량이니 부디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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