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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BL] 이런 노래 (총2권/완결)
마예예 지음 / BLYNUE 블리뉴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모든 것을 잃고 세상에 상처받은 한물간 가수 채우와 모든 것을 다 가졌으나 감정적으로는 늘 어딘지 부족했던 재벌가 후계자 희건. 책 소개글만보고 연예인과 재벌의 흔한 스폰서물인 줄 알았는데 텅 빈 가슴을 따뜻하게 채워준 서로의 존재로 위로받은 주인공들의 힐링 스토리였다. 처음부터 성적인 관계가 아닌 노래를 원했고 그것도 대가가 없었으니 스폰서라기 보다는 채우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과 가수로 시작된 두 사람의 기묘한 인연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면서 다정한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 노래 좀 불러 봐요.
난 심채우 씨랑 침대에서 뒹굴려고 온 게 아니니까. "
추악한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으로 여러 사건사고가 등장하지만 연이은 불행에도 노래를 향한 열정만은 놓지 않았던 올곧은 성정의 실력파 가수 채우를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고 힘들때 따뜻하게 안아주는 희건의 사랑이 더 돋보여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다. 비슷한 소재의 책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재벌인 희건이 채우에게 닥친 연예계 사건사고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더 많이 사랑하는 스스로를 약자 취급하던 전개가 의외였다. 채우의 재기 성공은 그의 재능과 노력의 산물이었을 뿐!!
희건의 도움없이 채우가 스스로의 힘으로 힘든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것은 기특했지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비난하고 무시하더니 노래하나 잘 되자마자 돌변하는 연예계의 실태가 씁쓸했다. 채우를 상처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니 그 모든 사람들에게 다 복수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리던 그 아이돌녀석과 대놓고 악담을 퍼부어 상처를 헤집던 개아가 선배가수 놈만이라도 복수해줬더라면 좋았을뻔했다. 작가님이 너무 착하신듯!
어린나이에 인기 절정의 자리까지 올랐다가 가족도, 인기도 전부 잃는 기구한 삶을 살았던 채우였기에 자신과는 다른 배경을 가진 희건과의 사랑이 쉽지 않았을텐데 용기를 내서 다행이다. 채우가 두 사람을 위한 '청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도 희건은 결핍된 마음을 충족시켜준 연인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지만. 인생사 새옹지마이니 어쩌면 채우는 또다시 인기가 떨어질 수도 있고, 부당한 비난에 상처받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희건이 곁에 있어줄테니 최소한 더이상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 지치면 다시 내 옆에서 쉬었다 가요. 난 채우 씨가 억지로 떼려고 해도 게속해서 붙어있을 테니까. "
" 상실감이나 슬픔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런 식이면 언젠가 노래도 진심으로... 웃으면서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요. 채우 씨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돼요. "
희건이 말을 하는 순간 딱딱하게 응어리졌던 가슴의 무언가가 녹고 있었다. 죽은 가족처럼 자신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옆을 지켜주겠다고 장담하는 남자의 말은 현실성이 없지만 동시에 너무나 믿고 싶은 것이었다. - 『이런 노래 』1권 본문중에서
김희건은 이제 알았다. 채우가 꿈꾸는 미래에는 자신도 있었다. 가족을 한순간에 잃은 탓인지, 미래를 약속하거나 단정 짓지 않는 채우. 노래로 그에게 예외를 만들어준 채우. 무의미한 일상에 색을 칠하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 심채우. 다시 일어나서, 그에게로 온 채우.
채우의 용기에 가슴이 뛰었다. - 『이런 노래 』2권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