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씨앗
이화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후기를 보니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씨앗'은 얼핏 달콤한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카카오 함유량에 따라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한 초콜릿 같은 사랑이나 인생을 표현

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하신 제목이라고 되어 있더라. 술 취한

여고생 서주가 마음 아픈 자신과 함께있어 줘 고맙다는 의미로 남주 문교에게

줬던 게 하필 '카카오 씨앗'이었던 것도 작가님의 그런 메세지를 담고 있었던게

아닐까? 서주에게 받은 카카오 씨앗을 비록 허탈하게 잃어 버리긴 했지만 그

씨앗은 그의 마음에 깊숙히 심어졌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 전까진 그 씨앗은 싹 틀 기미도 보이지 않고 가끔 서로를

연상케 하는 매개체였을 뿐이지만, 7년만에 다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면서 

싹이 움터 조금씩 뿌리를 내리더니 잎사귀 무성한 푸른 나무가 되었다.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한 맛을 내는 초콜릿 원료 카카오 빈처럼 앞으로  그들의 삶도 그러

하겠지만 쌉쌀한 기억보단 달콤한 기억이 더 많이 남게 되길 빈다.

 

 

여주의 친부가 누구인지를 둘러싼 다소 막장스런 설정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고 따뜻한 전개여서 좋았지만 취향에 따라 다소 심심하다

여기는 분들도 있을듯 싶다. 매번 상처만 주는 여주 모친을 향한 여주의 외사랑은 

답답했지만 주인공들 로맨스 자체는 쓸데없는 감정소모 없이 각자의 감정에 솔직

해서 마음에 들기~!!

 

 

초반까지만 해도 무뚝뚝한 무심남인줄 알았는데 은근 내 여자에겐 한없이 다정

하고 달달하기까지 하던 문교~!! 그는 궁금한 것이 있어참고 고요히 기다려

주는 나무 같은 남자였다상처많은 아내 서주를  세심히 들여다봐 주고, 사랑

하는 아내와 어느새 정이든 길 고양이 한마리를 위해 지금까지 누려온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포기할줄 아는 마음이 따뜻한 그가 좋았다.

 

 불편을 대가로 행복을 얻는 다면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불편이라며. 행복을 대가로 치러 편안함을 얻는 것보단 그편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 아니냐고 하던 그는 집을 향해 밟는 계단 하나하나가 설렘일 수 있는 건 그곳뿐일 거라고 했다.

 

" 영희나 서주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야. 그 불편함을 감내하고 싶은 이유는. 불편이라 쓰고도 행복이라 읽을 수 있는 곳이 내 인생에 또 있을 수 있을까 싶어서...... "

 

- 『카카오 씨앗』 262~263 페이지 본문 중에서

 

친부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다 낳아준 친모에겐 외면 받으며 자란 아픔이 있는

데도 그녀를 애정하는 사람들 덕분에 따뜻하고 반듯한 성격으로 잘 자란 여주

서주~!! 매사 모든 일을 웃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녀가 대견하면서도

한편 애처로웠다. 아무렇지 않은듯 웃고 있지만 지독한 외로움을 감추며 속에

서만 우는 울음을 멈추질 못했던 그녀였기에..... 책 속의 표현대로 많이 아파져

고칠 수도 없게 되기 전에 마음이 따뜻한 문교에게 발견되어 다행이었던~!!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커플인데도 그런 생각이 별로 들지가 않았던건 여주가

나이보다 어른스런 도 있지만, 여주의 상처를 따스하게 보듬는 진중한 성격에도 

편식을 한다든지 여주가 관심 보이는 남자들은 대놓고 질투하면서 지질해 보일까봐

걱정하는 의외의 면 때문인 듯 싶다. 

 

비록 끝까지 낳아준 친모의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그녀 주변엔 남주외에도 친혈육

보다 더 깊이 그녀를 애정하는 빛과 같은이들로 가득했다.  타고난 예쁜 심성으로

시댁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것은 물론, 친구이면서 보호자를 자처하는 

터프한 주민과 서슴없이 서주의 친정이라 말해주던 주민의 부모님, 그리고 버팀목

이 되어주는 든든한 용우 삼촌과 도도하고 까칠길 고양이 아가씨 영희까지~!!

그들이 살고 있는 성북동은 애정이 넘치는 동네더라. 

 

책을 읽으면서 부자들이 사는 저택과 스레이트 지붕의 낡은 가옥들이 공존하고,

600년 서울의 역사를 간직한 성곽과 여러 예술인들의 흔적까지 담뿍 담긴 독특한

북동이라는 동네가 참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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