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월 : 눈먼 달 세트 - 전2권 맹월 : 눈먼 달
류다현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누구보다 환한 빛을 내지만 정작 자신은 그 빛을 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눈먼 달, 아희

달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눈먼 달의 빛을 되찾아 주고 싶었던 사내, 유원

달의 눈을 멀게 해서라도 곁에 붙잡아 두고 싶었던 지독히도 외로웠던 사내, 권

 

사랑으로 인해 가혹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는 슬프면서도 기이한 나의 달, 나의 눈먼 달.

손을 잡아도, 품에 안아도, 입을 맞춰도 하늘에 뜬 달처럼 아득한 나의 신부.

 

 

적국과 정략결혼한 '신부시리즈'중  두번째 이야기인 이책은 사랑을 믿지 못하는 공주 아희가 적국

태자 유원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참된 사랑을 깨달아 가는 이야기다. 신부

시리즈는 적국에 시집간 공주들이지만 기죽지않고 강단있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주의 모습이 부각

된 책인듯 싶다. 비중있는 조연들이 많이 등장하고, 근친코드도 있기에 이런 전개를 싫어하시는 독자

들은 취향탈지도 모르겠지만, 탄탄한 구성과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가 돋보이는 잘 쓰여진 책이라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책력(일 년 동안의 월일, 해와 달의 운행, 월식과 일식, 절기, 특별한 기상 변동 따위를 날의 순서

따라 적은 책)은 나라를 운영함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보물이었고, 그것을 만들어낼 만큼

천문학과 역법이 발달한 예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와 천문학에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읽었던 신부시리즈가 다 좋았기에 앞으로 출간될 신부 시리즈도 기대된다~!!

 

지천관(책력을 만드는 향월대의 수장)으로서의 소명과 왕으로서 나라를 잘 이끌고 부흥시켜야할 의무

가 앞서는 삶을 살아온 주인공들은 많은 시련을 감내하고 나서야 마음이 흐르는 대로 따르는 것이 순리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주 아희에게 남주 유원은 그녀 자신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아희

다운 강함을, 그녀의 선의를 지켜주고 싶었던 유원이 묵묵히 기다려 주었기에 깊은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아 건 아희가 다시 세상믿고, 희망을 가지고,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책은 로맨스외에도 사람마다 주어진 운명이 다르기에 가야할 길이 다르고, 어떤경우든 정도와 순리

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져 주었다. 음이 원하는대로 가는게 '순리'이고, 그 순리를

행함에 있어 더디고 힘들더라도 불의와 타협하기보다는 본연의 힘만으로 이루는 것을 '정도'

라고 쓰신 작가님~!! 각자의 가치관과 가야할 길이 다른지라 여러사람들과 얽히고 설킨 '정도와 순리'는 

어려수 밖에 없었다. 책속 등장인물들은 정도와 순리가 대체 무엇인지 몰라서 많은 시련을 겪게되고,

한없이 고뇌하게 된다.

 

중요한건 순리란 상대의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전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순리가 아니라 이기심이고, 그런 비틀린 마음은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었다. 가야할 길이 다르다면 때론 놔주는 것이 '순리'이기도 하다. 누구도 다른 이의 운명을 마음

대로 휘두를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천륜으로 이어진 혈육이라 할지라도~!!

 

작가님께선 '순리'를 쉽게 이루기 위해 '정도'를 어겨서는 안된다는 것도 등장인물을 통해 일깨워

주셨다. 거래와 타협을 통해 쉬운 길을 가려한 등장인물들은 '정도'를 어긴 댓가를 혹독하게 치뤄야만

했다. 어둠에 물들어 버린 등장인물들은 정작 자신들이 원했던 것은 하나도 이루지 못했고, 오히려 가장

소중하게 여겨온 것 마저 잃어야만 했으니까. 힘들고 험한 가시밭 길인걸 알면서도 '정도와 순리'를

지키며 바른 길을 선택했던 주인공들이었기에 어둠에 동화되지 않빛날수 있었으리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아니면 발을 내딛지 않던 강단있는 여주, 왕으로서 치자(治者)의 도리를 역설

하는 남주를 보면서 무릇 한나라를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이 있는자들은 주인공들 처럼 이런 마음가짐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들 시련도 안타까웠지만 남조 권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파서 연초부터 눈이 벌개지도록 울어야

했다. 아들은 어미로 인해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고통을 준 당사자인 어미는 잘못이 뭔지조차

몰라 그를 더욱 슬프게 하더라. 사랑도 지극히 이기적인 자기애였을 뿐이었던 어미였기에 아들인

그마저 등을 돌릴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어미라고 목숨만은 지켜주려 애쓰던 권이 안스러웠다.

 

겨울 호수에 뜬 빈 배같이 지독하게 외로웠권은 누구보다도 여주 아희를 아끼고 사랑했었다. 비틀린

집착을 하면서 많이 아팠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했으면서도 그녀하나로 인해 인생이

행복했었다하는 그가 가여웠다. 그래도 그녀를 사랑한것 만큼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는 그의

마음은 대체 얼마나 깊은 걸까?  그가 직접 여주에게 지어준 봉호 민영(旼映:하늘 민, 햇빛 영)처럼 아희

그에게 하늘이었고 빛이었다. 그의 목숨보다도 소중한 아희를 위해서 치밀한 준비를 해왔던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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