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 로맨스외에도 가족애가 상당히 돋보이는 였는지라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애잔한
책이었다. 남주의 거부에도 끈질기게 집착하던 어이없는 여조에겐 좀더 강한 징벌이 있었으면
했는데 작가님이 너무 착하신듯~ 이 책을 읽고 나니, 작가님 전작들에도 급호기심 생겼다.
아들만 셋이었던 집안의 귀한 막내딸로 가족들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자랐음에도, 입양아라는
자격지심에 혈육이 아니어서 버려질까봐 불안감으로 흔들리며 그 감정을 감추려 습관처럼
늘 웃고 살아온 여주가 애처로웠다. 가족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에도 귀한 막내딸에게만은
한없이 약했던 그녀의 부모님들~, 그녀의 일이라면 해결사가 되어 발벗고 나서던 막강한
새 언니 부대~, 여주보다 나이가 어리면서 오빠처럼 굴던 장조카와 절친남까지~, 애딸린
미혼부인 남주를 매의 눈으로 노려보며 공공의 적이라고 부르면서도 그의 곁에 있으면 웃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웃음이 나온다는 여주의 한마디에 마음 고생할껄 뻔히 알면서도 더이상
반대를 못하던 착한 사람들~!!
동생이지만 넌 내딸과 같다며 평생 끼고 살아도 되니 그런 결혼하지 말라며 만류하던 나이차
많이 나는 큰오빠의 말에 울컥하기도~!! 이런 가족들 속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여주
였으니, 자신이 낳지 않았음에도 남주의 딸을 친자식보다 더한 사랑으로 품을수 있었으리라.
불안한 감정을 이겨내고 그녀가 유미금으로 계속 행복할수 있어 다행이었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호감과 아이에 대한 연민으로 너무 급하게
가정을 이뤄서 그런지 두 주인공들은 행복하면서도 작은일에도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감추며
겨우 붙잡게 된 행복을 잃게 될까봐 불안해 한다. 아이는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고리인 동시에
약점이었다. 서로를 잘 몰랐기에 '비밀' 대한 여주의 강박증에 가까운 트라우마를 전혀 알리
없었던 남주는 그녀를 위한 배려심에 미루어온 일과 별거 아니라 치부하며 넘겨버린 일들이
그녀에겐 그렇게 큰 상처가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한참 지나서야 그들은 서로를 잃기 싫어하는 본심을 들여다 볼수 있었고, 그 마음이 사랑이
라는걸 확신하게 되는 순간 그들에겐 더이상 다른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으니까.
만남과 결혼, 사랑과 질투, 믿음과 배신,
그 모든 불안과 어둠의 터널을 지나 이제야 비로소 사랑을 믿게 되었다.
한참 지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