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의 남자 - 상
진해림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무소불위의 권력을 움켜쥐었으되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는 심장을 잃어버린 냉혹한 황제,

이지천강~!!

여리고 단아한 미모속에 누구도 상상못할 광기어린 속내를 품고 있는 황제의 후궁, 주이린~!!

 

권력을 둘러싼 후궁들간의 암투와 반역음모라는 설정은 다소 진부하지만, 이책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반전으로 드러나는 주인공들의 사연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복수를 위해 광기어린

집착으로 악몽속에서 살아 가야 했던 주인공들의 뼈아픈 사연~!!! 그리고, 누구도 몰랐던 진실이 벗겨

지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진다~!!! 

 

 

이책을 보시려는 분들은 리뷰를 많이 보지 말고 그냥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많은 부분을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되는 책~!! 2권 후반 100페이지 정도는 에필로그인데 그동안 냉혹한 황제의 모습

만을 보여줬던 남주가 여주에게만은 온전히 마음을 드러내는 달달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더라.  본래의

냉혹한 모습은 유지하면서 여주에게만 약한 남주~ 바람직하기~!!!   

 

 

초반부터 많은 복선을 드러내 주신 덕분에 여주의 정체는 그다지 반전이라고 할것은 아니었지만, 

제몸따위 어찌되든 상관없이 광기어린 복수와 미련에 흔들리던 여주가 애달펐다. 그리고, 심장을 잃어

버린 인간처럼 잔인하고 냉혹하기만 하던 남주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 면서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사내가 안스러워 울컥해졌다 

  

 

주가장의 적녀를 가장하여 황제의 후궁으로 입궁한 이린은 그녀가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저 자신

마저 철저히 도구로 내걸었다. 입궁한 이후 황제와는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지나쳐 버렸으며,

다른 후궁으로 부터 철저히 견제당하는 상황이 미치도록 힘겹고 외롭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렇다

하여 그녀 자신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지난날의 악몽은 무지했던 어린 소녀를 철저히 뒤바꿔 놓았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그리고 연모와 자애

로 가득했던 마음을 핏빛 어린 광기로~!! 가슴속에 새기며 살아온 것은 오직 단하나, 전멸일여(全滅

一餘)뿐. 모두 무너져 내린 그녀의 세상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숨 쉬는 마지막 남은 하나마저 반드시 

없애리라. 그리고..... 지워 버리리라. 애초 그리 작정하여 입궁한 몸이었다.

 

" 나다운 것이 정녕 어떤 것인지...  폐하께서는 결코 모르실 테지요."

 

 

 

심장이 없는 데다 인간의 마음마저 잃어버린 짐승. 황위를 위해 혈육도, 제 반려조차도 가차없이 

죽인 사내~!! 그것이 세상사람들이 알고 있는 명제국 황제 이지천강의 모습이었다. 타고난 성품이 

난폭하고 잔인하여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으며, 무엇에도 동요하지 않으며, 다른 자들이 한수 혹은

두 수를 앞서 간다면, 그는 열수를 내다보고서 침묵한다. 그리고....그의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준비

되었을때, 비로소 움직이는 철혈의 심장을 지닌 그를 두고 세상 사람들은 명제국 역사상 가장 두렵고

냉혹한 황제라 말하곤 했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원하던 것을 이루기 위해 올라선 황좌, 단 하나의 목표를 제외한다면 그는 어느

무엇에도 관심이 없었다.

 

몇년간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보지 못한 그였건만, 황제인 그 앞에서조차 제 이빨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는, 유리꽃 같은 겉모습에 사막의 꽃과도 같은 본성을 지닌 당돌한 후궁으로 인해 모처럼

여흥을 즐기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그의 흥미를 자극하는 계집. 그에게 있어 그녀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그답지 않은 여흥을 즐기는 사이, 그녀의 무언가가 그를 조금씩 물들여 놓았다.

 

그녀 앞에서는, 언제 부터인가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얼음처럼 차갑게 빛나는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어떻게든 저 인형 같은 표정을 깨뜨

고픈, 이성만으로 철저히 무장한 그녀를 흔들어 놓고픈 충동에 휩싸인다. 

제 눈앞의 여인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마지막 살점 하나, 피한방울까지 모조리 삼키고 싶은 맹수의 욕망~!!

이미 없어진 심장, 그 텅빈 자리에 박혀든 채 살아 숨 쉬는 듯한, 그의 내부에 이물감처럼 끼어 있는

이 느낌은 무엇인가? 허락하지도 않았것만 감히, 주가의 계집따위가 멋대로 그를 휘저어 놓는 것이란 말인가.

 

'애초부터 놓는 법은 배운 적이 없었다.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철저히 가지고 소유한 뒤, 부숴버리면 그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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