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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문수정 지음 / 다인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상냥하지만 배려심이 너무 강해 무슨 일이든 혼자서 해결하려 하고, 수줍지만 사랑 앞에선
용감한 여자... 이아인
까다롭고 확실한 성격때문에 '칼 있으마'라고 불리지만, 전부를 걸고 최선을 다해
사랑을 할줄 아는 진지한 남자... 최도한
서로 다르면서 닮은 두 주인공의 '봄밤' 같은 사랑이야기~!!
두 주인공들의 이미지는 달랐지만 타협이란 것도 모르고 요령 부릴줄 모르는 외곬으로 살아가는
캐릭이라는 공통점은 있다.
둘다 각자분야에서 신념을 가지고 소신있게 일하던 모습이 어찌 그리 닮아 보이던지~!!
두사람의 외곬적인 고집은 연애에도 잘 드러난다. 어려서부터 모친의 방치(?)속에서 스스로 자신
의 일을 하던게 익숙했던 여주는 사랑 앞에 자존심은 중요하지 않지만, '나'를 버려서는 안 된다
고 믿었기 때문에 자신의 일은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믿었다. 누군가한테 기대기 시작하면 다시
는 제 발로 설 수 없을꺼라 생각했던 그녀의 가치관으로 인해 두 사람의 순탄한 연애가 갈등을
격기도 한다.
그녀에게 이미 전부를 걸게 된 남주는 그녀에게 자신도 전부일 꺼라 믿었는데, 선을 긋는 듯한
여주의 태도에 상처받게 된~!!
" 내게는 전부를 걸게 해놓고, 진심이 되게 해놓고, 당신은 안전거리에서 적당히
사랑할 생각이었다면..... 당신, 정말 비겁해 "
다른 책에 비한다면 그다지 큰 갈등도 악조도 없는 평범한 연애이야기 인데도, 이 책에 이토록 몰입
하게 되는 이유는 최선을 다해 사랑 하고 있다는 주인공들의 진심이 잘 와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여주 아인은 모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요리사가 되어, 크지는 않지만 '소담'이라는 가정식 백반식당을
운영하며 앞만 보며 달려왔다. 처음엔 그저 오기로 신경 쓰게 된 까다로운 손님이었을 뿐인데, 그를
마음에 담게 될 줄은 몰랐다. 1년간의 짝사랑 끝에, 용기를 내어 마음을 고백할때도 그와 억지로 인연을
맺으려고 했던게 아니라 뒤늦게 '고백이라도 해볼걸' 하고 두고두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다고 장난으로 치부된 그의 무시가 아무렇지 않은건 아니었기에 그에게 흐르는
마음을 멈춰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백한지 두 달 만에 느닷없이 그의 대답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 고백한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는데요. 이제 와서 이러시면....."
간신히 정리중이었는데,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떡하라고?
남주 도한은 누군가 다가오도록 곁을 내주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자신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얼마나 서툰지도 잘 알고 있었다. 일 년 가까이 고정적으로 '소담'에 점심을 먹으러 다니면서
그녀가 좋은 요리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특별한 눈으로 그녀를 지켜보지는 않았다.
그녀 또한 지금껏 그를 좋아한다는 티를 낸 적은 전혀 없었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아인의 고백을
받을 때만 해도 그녀와 친하게 지내는 짓궂은 사무실 여직원과 장난 하는 줄 알고 사람마음을
가지고 함부로 장난하는게 몹시 불쾌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녀의 고백이 진지한 거란 걸 알고 나서 부터는 노란 앞치마를 입고 화사하게 웃어주는
그녀가 의식이 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진지했던 만큼 그 역시 경솔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확실한 결심이 설때까지 진중한 고민을 할때만 해도 그녀가 그의 답을 기다려 줄꺼라
믿었것만, 다른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자 그녀를 다른남자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
는 불안감에 속이 뒤집힐 것 만 같다. 있는 대로 그를 흔들어 놓고 이제와 내빼겠다고?
" 먼저 좋다고 한 건 이아인 씨입니다.
이런 식으로 도망가게 내버려 두지 않겠습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릴때까지는 굼벵이 처럼 느리고 신중하지만 일단 결정한 후엔 머뭇거림 없이
외곬적인 성격답게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돌직구로 그녀에게 다가서던 남자 도한~!! 사람 대
하는게 서툴다면서, 그들 만남에 최선을 다할꺼라는 매사에 진지한 이 남자 너무 매력적이다~!!
그녀때문에 속이 아플정도로 고민하던 모습이나 서늘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녀에게만은 뜨겁게
불타오르던 모습도 바람직하기.
" 당신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
남자란 게 얼마나 순식간에 진심이 될 수 있는지, 얼마나 한순간에 미칠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