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 생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조선왕비간택사건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3년 7월

정말 신인작가님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물 설정이나 구성이 뛰어나 감탄하며 읽었다.

2권짜리 임에도 몰입도가 높아 책이 술술 잘읽혀서 진도가 빠른 편~!! 단순한, 로맨스 외에도 

아파라는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묘사와 신분제에 대한 불합리성, 조선 정치판을 손에 넣으려는

비열한 음모, 명성높은 사대부가문의 추악한 이면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1권에서 참신하고 정교한 구성으로 온통 나를 사로잡아 기대감이 너무 커져서 그런지 2권에서

너무 급하게 모든 일들이 정리된 전개가 다소 아쉽긴 했지만 처녀작이 이 정도 퀄리티라면 다음에

출간될 책은 아주 기대되는 작가님이시다~!

이책의 여주는 그저 '아파(牙婆:가내용품을 팔러 다니는 방물행상)', 혹은 '임자(부부지간,

또는 비슷한 연배끼리 상대편을 서로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로 불린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품을 싸게 사서 이윤을 붙여 팔기도 했지만, 그녀만의 특별한 화장품이나 귀한 차를 제조

하여 개인별 맞춤상품을 권해주고, 화장술까지 전수하는 방식으로 도도한 사대부가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수단좋은 장사치이다.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가족처럼 여기는 할멈과

그 손녀를 노비에서 속량 시켜주려 사대부 여인의 몸으로 아파가 되어 돈을 모으기도 하고, 

친구의 소원을 이뤄주려 국법을 어기는 짓도 서슴없이 감행하기도 하는 정이 많은 캐릭이다. 

남주는 그런 여주와 부부로 위장하여 다니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에 품게 되어, 장난처럼 '임자'

라고 불렀던것이 정말 자신의 내자를 부르듯 의미를 담아 부르게 된다. 여주의 이름을 알고난

후에도 이름이 아닌 그저 '임자'라고 불렀기에 기존 시대물 남주와는 느낌이 생소하긴 했지만,

이상하게 또 그게 자연스럽기~!! 능청맞은 한량이라는 남주 설정탓인지 아니면 여주에게 반한

탓인지, 그가 부르는 '임자'는 왠지 간질 간질하고 은근하게 들리더라. 여주의 '쯧' 혀차는 버릇을

고치고 말겠다는 핑계로 스킨쉽을 감행하던 능글남~!!!

아파라는 생소한 직업에 대해서도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 하고 있어 알려지지 않은 옛 직업군을

부각시킨 최근 사극 드라마의 추세로 보건데 출간 2주만에 드라마화 결정되었을 법 하다 싶었다. 

장사치들이 그들만의 규율인 4계명을 어겼을때 '장문'을 설치하여 당사자를 끌고와서 자체적

으로 죄와 벌을 논했다는 설정은 처음보는 거라 신선했다.

1권은 중전후보감을 살펴보러 다니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주요 핵심이라 주인공들 로맨스보다는

사건에 치중된 전개인데, 지혜롭고 수단좋은 여주의 활약이 돋보인다. 로맨스가 적어서 이책이

과연 로설 장르가 맞나 싶을 때쯤 2권 중반부터는 주인공들에게 집중된 전형적인 로설 전개로

바뀌었다. 1권에선 다소 존재감이 약했던 남주가 2권에서는 확실히 남주로 자리매김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