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비망록
조부경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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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필명이 바뀌신 건지 블랙라벨 클럽 시리즈중 " 무덤의 정원 "을 쓰신 조수연작가님과 동일한

작가님이란걸 얼마전에야 알게 되었다. '무덤의 정원'이 괜찮았기 때문에 차기작이 궁금했던 작가님

이신데 다른 필명으로 출간하셔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이책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브루크사이드 대저택을 배경으로 하여 벌어진 '푸른수염'

을 모티브로 한 전형적인 고딕 로맨스 소설이. 대부분의 고딕 로맨스(고딕 소설)가 중세를

배경으로 하여 오싹하고 소름끼치는 공포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때문에 소개글만

봐도 이책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된다

 

600페이지나 되는 벽돌책인데 음산 하면서도 중독성이 강해 술술 읽히더라. 전작처럼 이책도 작가

님께서 직접 번역한 잔혹동화 '푸른수염' 원작을 프롤로그로 해서 시작된다. 그리고 본편 또한 아름

다운 부인이 자상한 남편을 살해하여 '망자의 저택'으로 불리는 어느 일가의 끔찍한 참극과 그 속에서

살아 남은 남매 이야기를 서두로 하여, 여주의 악몽으로 이어지는 전개라 초반부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작에서도 그러했듯이 이책도 모티브만 원작에서 가져왔을뿐 전개와 설정은 전혀 다르다.  

 

대저택에 있는 열어서는 안되는 '금지된 방'에 관한 부분말고는 원작과 딱히 일치하는 정이

없기에 원작만으로는 다음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할수 없는 전개라 신선하기~!! 작에

비해 좀더 다듬어진 문체와 전개가 돋보여 발전하는 작가님이신듯 해서 웠지만 전통 로설만

읽으신 분들은 책 전반에 흐르는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인해 취향 탈수도 있을듯~

 

주인공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때론 서로의 존재로 인해 힘들어 질때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각자 짊어진 '짐'을 강인한 의지로 극복하여 끝까지 함께 할수 있기를 빌어본다. 여주가 읊조

리던 찰스 디킨스의 한 구절처럼 서로에게 그들은 영혼의 마지막 꿈인것 같으니까.

           

일반적인 비망록(備忘錄) 잊지 않으려 기록해 둔 책자를 의미하지만, 작가님 후기를 보니 책 제목인

비망록(悲忘錄)은 한자가 조금 다르더라. 직역하자면 슬픔을 잊으려 기록한다 혹은 잊어버린

슬픔을 기록한다는 뜻이니 본래의 비망록과는 취지가 반대인 셈이다. 잊으려 해도 마음속 깊이 새겨

진 상처로 가득한 그들의 슬픔이 쉽게 잊혀지지는 않겠지만책속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슬프고 괴로

웠던 기억이 잊혀지고 나면 그들에게도 이제 행복한 기억만 남게 되기를.....

 

 

"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라면, 마지막은 중요하지 않아요.

슬프고 괴로웠던 것은 망각하게 되고 결국 남는건 행복했던, 아주 행복했던 기억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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