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을 깨치다
원성혜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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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임에도 실제 역사에다 기발한 소재를 끼워넣어 신선해서 잼나게 읽었던것 같다.

선대왕의 유지로 왕실도 모르게 은밀하게 선대왕의 최측근 가문에서 숨겨온 왕실의 물건을

지켜내려는 자들과 빼앗으려는 자들의 각축전 +  신분을 뛰어 넘는 주인공들의 로맨스~!!

 

여주를 향한 남주의 몸사리지 않는 헌신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은 감동이었지만 초반 양반댁

아가씨 치고는 생존 잡학을 많이 익혀 특이하고 성격역시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당차다

싶었는데 막상 힘든 역경에 부딪히니 힘없는 여인네가 되어 남주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전개라 본래 여주 매력이 퇴색된듯 해서 좀 아쉽~! 납치와 구출이 반복~

 

 

새드가 아닌이상 신분이 다른 주인공들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말이 다소 뻔했고, 전개도 생각보다

긴장감이 덜하긴 했지만 주인공들과  주요 등장인물들이 왕실의 금괴를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각자

겪게 되는 사연과 그들의 심리 묘사가 괜찮아서 몰입해서 봤었다. 

 

이책은 왜 호위 무사나 보디가드는 늘 바라보는 사랑만 하고 끝내야 하는가가 항상 불만이셨던

작가님께서 신분과 무관하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할 줄 아는 남자를 주연으로 격상시켜 주고 싶은

마음에 네델란드인 하멜과 그 일행이 조선에 머물렀던 사실에 착안하여 만들어낸 당찬 주인아가씨와

푸른눈의 천출 혼혈아 호위무사의 로맨스지만, 단순히 주인공들의 로맨스만을 그려낸게 아니라 

주요 등장인물들이 각자의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것을 보여줌으로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말도 함께 전하고 싶으셨다고 한다.

 

이책의 주인공들은 신분따위 초월한 사랑이 중요했지만, 여주의 오라비는 가문과 가족을 지켜내는게

중요했고~, 여주의 부친은 그 무엇보다 선대왕의 유지를 지켜내는 것을 중시 여겼다. 그외, 단순히

 재물과 권력, 여주에 대한 집착등  각자 지향하는 바가 다르니 나아가는 형태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등장인물들은 그 나름대로 자기가 원하는 걸 향하여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여조의 오라비 명하와 정혼자 수겸 시점도 비중있게 등장하는데 특히, 수겸은 그 존재감이 강렬해

눈에 띄는 캐릭이었다.어릴때 부터 주인공들과 한집에서 같이 자랐지만 둘만 너무 친해 외로워서

남조를 향한 시샘이 적대감으로 변해 사사건건 시비걸다 부친의 명으로 왕실의 물건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죽을고비를 넘기고 한여인을 만나, 뒤늦게 철이들어 제대로된 오라비 구실을 하던~ 명하~!! 

 

손만 뻗으면 뭐든 다 가질수 있던 삶이 너무도 지루하던차 매혹적인 그의 외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당돌하게 굴던 여주에게 처음으로 설레이게 되고, 그녀를 가져야겠다는 집착에 맹목적으로

뒤쫒던 냉소적이고 아름다운 남자 수겸은 은근 내취향이라 웬지 밉지만은 않았다.

 

 

왕실의 비밀에 얽힌 죄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채 험한 세상에 내팽개쳐진 규수 에하,

그녀를 쫓는 집요한 추격 속에서 이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단 한 사람 유안을 제외하고는.

 

 

우상공댁 고명딸 예하의 어린 날 속에 유안이 없는 장면은 한조각도 없었다. 처음 본 날부터 그는

그녀의 것이었고,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존재를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그는 늘 예하의 편이었고,

그와 함께 있는게 좋았다. 하지만, 두사람은 영원히 어린애 일 수는 없었다.주인집 아씨와 천출 호위무사

라는 두 사람의 관계는 세상에서 용인 받을 수 없는 기형적인 형태였기에 그들에겐 미래가 없었다.

가진 재주를 자랑하지 않아도 은은하게 빛이 배어나는 그는 그녀의 그림자로 묵혀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었기에 그를 위해서 매몰차게 내쳤건만, 죽어도 그녀의 곁에 있겠다 선택한 그를 이제, 누구에게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위선과 자기기만은 끝났다. 그는, 예하의 것이었다. 죽음이 두 사람을 찢을 때까지.

 

 

조선에 잠시 표류한 하멜 일행이 남기고 간 후손인 유안은 '검푸른 눈'이라는 뜻으로 이름도 없던 그에게

예하의 부친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는 민우상 공의 딸에 대한 애정의 소산이었다. 오로지 예하를 지키기

위해 길러진 인형이며 금혁金革(병기)이었다.

 

아비도 어미도 벗도 하나 없는 그에게 의미있는 존재는 예하뿐이었고, 그가 살아가는 목적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것 밖에 없었다. 다른 사내들에게는 건사해야 할 가문과 명분이 있지만 그에게는 그녀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단 하나 소중한 것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걸었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녀를 지키고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내 목숨과 인생을 다 바친다고. 나를 절대적으로 믿어주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편, 사랑스러운 그녀를 위해.

 

제 운명은 아가씨에게 묶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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