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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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 키드의 생애`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지만,작가의 변명은 참으로 궁색하다.독자의 생각이 맞다,라는 말은 누가봐도 명백한 표절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잘못할 수 있다,사람인 이상..중요한 건 잘못 이후에 어떻게 하느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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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na 2015-06-23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사과에서 진정성이 묻어난다.
그 동안 쌓아왔던 허명의 성을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진정성,몰락해가는 성을 붙잡
고 버티고 있는 문학권력 동지들을 지키려는 진정성,그리고 모든 것을 제대로 인정한 뒤에 다가올 뒷감당이 엄두가 안나서 떨고 있는 그 두려움의 진정성..그러나 거기에는 그 동안 자신의 문학을 사랑하고 열광해왔던 독자에 대한 그 어떤 진정성도 없었다.한줌의 사랑도,한방울의 사과도,납득 가는 설명도...진심과 열정이 그렇게 대상을 잘못 찾는 걸 전문 용어로 `헛발질`이라한다.일주일의 침묵 끝에 보여준 그의 리액션이 허무하기 그지없는 까닭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드라마 작가 정성주의 작품 중에 `아줌마`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mbc에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했던 주 2회짜리 연속극으로 교수 사회로 대표되는 지식인들의 위선을 통열하게 풍자해 무척 화재가 됐었다.원미경씨와 강석우씨가 타이틀 롤을 맡았던 그 드라마에서 강석우씨는 `장진구`라는 캐릭터로 분했었는데 진정성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이 주둥이만 살아서 나발대는 지식인의 가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자신의 불륜상대를 `학문적 동지`로 포장하거나 교수직을 돈주고 사는 것을 되지도 않는 설레발로 합리화시키면서도 도무지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할 줄 몰랐다.이 드라마로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원조 꽃미남 스타 강석우씨는 비겁하고도 뻔뻔스러운 지식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이미지 변신(?)에 대성공을 거둔다.당시에 유행했던 가장 심한 욕이 `에이 장진구스러운 놈아`였을정도니까.시청자들은 알량한 지식과 번지르르한 수사법으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는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보며 마음 것 욕하고 비웃었다.학력 사회가 만든 지식권력의 맨 얼굴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얼굴을 드러낸게 아마도 그때가 처음이지 않나 싶다.드라마는 몰락해가면서도 뉘우치기는 커녕 끝까지 주변과 상황만을 탓하는 장진구의 안쓰러운 모습에서 끝을 맺는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새삼 드라마 `아줌마`속에 장진구가 떠오르는 건 왜 일까,`작가는 ˝표절을 제기한 독자들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그 작품을 본적은 없지만 내 기억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눙쳤다.표절을 했다는 걸까 안했다는 걸까..참 `장진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