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모으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서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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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에서 집안에 온갖 잡동사니와 쓰레기를 모아두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가히 상상을 못할 정도로 집안은 쓰레기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야말로 TV에 나올만한 일이었다. 결코 쓰지도 못하고 쓸 수도 없는 그런 쓰레기에 집착하여 모으고 쌓기를 반복하는 일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런 사람은 분명 마음의 병이 있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뿐 아니라 과도한 인간관계나 지식은 우리의 마음을 얽어매고 생활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무엇이든 적당한 정도만 소유하라고 권한다.  이를 위해 책 '모으지 않는 연습'은 마음, 관계, 물건에서 조금씩 가벼워지는 가르침을 전한다.


책은 1장 모으면 독이 된다 , 2장 인간관계에 필요한 여유, 3장 생활의 군살을 제거하는 팁 , 4장 일의 비결은 뺄셈에 있다, 5장 조금씩 만족을 아는 연습 으로 나뉘어 주제에 맞는 비어내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뒤떨어져 있는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에 현재의 자신이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런 자각이 출발점이기 때문에 자각만 하고 있다면 자신을 미워할 필요는 없다. “결함을 깨닫고 있으니 그래도 다행이야” 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칭찬해주어야 한다.  (2장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에서)


저자의 가르침은 공허한 훈계로 끝나지 않는다. "더 이상 모으지 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저자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이 책의 99가지 방법 중 몇 가지라도 실천해보면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끝없는 욕심과 미움으로 오랜 시간 마음을 채워 이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잠깐 마음을 바꾸어 버려버리면 한순간에 비워진다. 그리고 다시 모으고 채우지 않으면 계속 비어있는 것이다. 버리고 비운다는 단 한 번의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비워지는 그런 신통력이 내 마음에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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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엄시연 글.그림 / 팜파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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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그렇게 빠른 것인지, 나이를 먹으면서 감각이 느려지는 것인지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세월이 저만큼이다. 이름조차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던 ○○년, 겨우 2016이라는 숫자에 익숙해진다 싶은데 기우뚱 한 해가 기울며 절기로도 '소설' 지나고 있다.


가을 맞으며 손에 들었던 책 한 권 '스케치북을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있다. 그만큼 지나치며  읽혀지는 것이 아닌 내 추억을 함께 싣기 때문이리라.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서울역 앞 분식점에서 국수를 먹었던 집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 집이 남아있음을 보고 몇 십년전 그 시간으로 돌아간듯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엄시연 작가의 '스케치북을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은 마치 내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다보니 읽고 또 읽고 그림도 수없이 바라보고 당연 책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게 되었다.

태극당에서 학림다방에서 지난 나를 만난다. 근현대 세월의 흔적이 서린 다양한 장소들을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그곳에 깃든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빛바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저자 덕에 근현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책은 space 1. 오래된 공간, 그곳에서 전설이 된 사람들,   space 2.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아 고마운 그곳, 100년 가게, space 3. 한 공간에서 전혀 다른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라는 세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그곳에서100년전  혜화동을 성북동을 공덕동 인사동 노량진 수산시장을 보여준다.


 작가는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던 오래된 장소를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한다. 이어 그곳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삶속에도 작은 울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우리의 무관심으로 소중한 풍경과 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기르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은 내 마음을 울리며 책장을 닫게 한다.


더불어 주말 시간을 만들어 책 한권 들고 저 곳들을 따라다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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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모씨들 지음 / 소라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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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뒤돌아보는 추억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추억의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지난 젊은 날들을 돌이켜보면 거기엔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꿈이 있고,  사랑이 있고 낭만이 있다.


다시 생각해도 젊음이란 참 좋은 것이다.  무한의 가능성이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젊은 날에는 고민도 많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가치를 정해 삶을 설계해야 하고 직장도 가져야 하고, 결혼도 해서 가정을 꾸미며 자녀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성장기에 고민하는 많은 사람에게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지침을 알려주는 '모씨가 모씨'에게 전하는 <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는 인생 성장통을 겪고 있는 300만 모씨들의 공감과 위로 이야기로 엮여 있다.


착한 게 나쁜 걸까? 착한 게 나쁜 건 아니야. 그치?  하지만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착한 건지 잘 모르면서 마냥 착한 건 착한 게 아니야. 가슴 아프지만, 나 같은 아이들에게 착함이라는 건 생존하기 위한 방어기제 같은 거야. 어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고 솔직할 수 없게 훈련된 주눅 듦이야.  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보이는 아이들, 어른들을 만나면 그 사람의 곪은 상처가 느껴져서 쓸쓸해져. 모씨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일 가능성이 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상태에 놓인 건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돼. 일단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괴로운지 원인을 알면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많거든. (본문135p)
 

책은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과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음을 알려준다. 아무리 무거운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냉철한 조언을  한다. 이들은 모두 '익명의 모씨들'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 존재들임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 앞에 두 가지 길이 놓여 있을 때, 어느 길을 가든 그 길의 좋은 것들이 있다. 그것들을 생각하면 잃을 것은 없다. 새로운 방식으로 인생을 경험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고, 살면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아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설령 조금 실패할 일이 있더라도 금방 그것을 극복할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마음의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가지고 잘 될 것이라는 긍정의 마음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음" 에 힘을 덛지 않을까. 


깊어가는 가을 두툼한 책 한권으로 인생의 길을 보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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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 임창연 디카시집
임창연 지음 / 창연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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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한낮은 더위로 힘들지만, 아침 저녁에는 제법 선선하여 가을임을 알게 한다.
소슬하게 불어오는 바람에서도 가을 눈빛이 느껴지고, 가을꽃에서도 가을 눈빛이 느껴진다.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 샐비어, 국화, 백일홍, 칸나 등에서도 진하게 느껴지는 가을 눈빛,

참 형형하다.

 

-가을

가을이 익고 있다
눈길이 가을을 핥자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p88)

 

탐스런 단감 사진과 세 줄의 시는 가을을 가득 담고 있다.


임창연의 '화양연화'라는 제목의 디카시집은 가을을 봄을 여름을 온전히 만끽 할 수 있게 한다. 책의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추억할 수 있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디카시집 '화양연화'는 표지부터 아름다운 추억을 그리월할 공간을 제공한다.


디카시는 순간적인 사물을 포착하여 5행 이내의 문장으로 만들어지는 시의 한 장르이다.
일반적인 시가 문장으로만 만들어지는 작품이라면 디카시는 여기에다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으로 찍은 영상과 함께 만들어지는 시이다.


-삶

사는 것과 죽는 건
시간의 자리를 바꾸는 일

평행의 시간을 함께 가다
낮은 길로 내려가는 것이다 (p84)

 

시인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산등성의 선과 하늘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경계를 그어주고 있다.
‘인생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많이 들어온 말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든다.


'화양연화'를 보고나면 우리가 맞이하는 순간순간을 선물이듯 고맙게 받아들이고, 최선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야 함을 알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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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이우걸 지음 / 창연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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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무엇인가를 주고, 베풀고, 내놓는다는 건
반드시 내게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사랑이라 여겨진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줄 알았습니다' 의 이우걸시인이 느끼는 사랑은 감정이 녹아드는 '소금'이었음을 첫장 읽으며 바로 알아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당신이
나의 소금인 줄 알았습니다
잠시 와서 가슴을 덮던
환각제 같은 그리움
돌아와 손발을 씻고
새벽별 바라봅니다
「눈」


하지만 곧이어 시인은 사랑은 소금보다 더 쉽게 녹는  모든것을 다 덮을 수 있는 녹아내리는 '눈'이었음을 고백한다.  시를 읽다보면 '환각제 같은 그리움' 이나 '덩이진 그리움', '그리움의 미립자'들 '끊임없이 내리는 실직 같은 비' 등 다양한 그림움을 살갖에 직접 다가오는 비유로 오글거리는 표현도 서슴없다.

 

시인은 77편의 인생이 녹아있는 시를 쓰며 오래 곁에 두었던 작품을 엮어 연서를 만드는 심정으로 표현했다며 절절한 그리움들을 그려낸다.


흐린 불빛 아래 편지를 쓰고 있다
네게로 건너가는 변함없는 이 온기
(생략)
그 시간 어둠 속에서
하나 둘
별이 돋듯이
「편지1」


단 하루, 아니 단 몇 시간도 기다리지 않고 쉽게 절망하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권태를 느끼는 빠른 삶.
그러므로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들은 더욱 외롭고 절망적이다.

현실의 삶이 불안하거나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시인의 시를 읽고나면 기다림은 내일에 대한 꿈이고 희망인 것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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