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지도책
사라 파넬리 지음, 김산 옮김, 이선미 한글 손글씨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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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약간 당황했다. 이야기로 이어진 책으로 알았는데, 그냥 페이지마다 다른 그림이어서 말이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 보니 어린아이 수준으로 눈높이를 해야만 보이는 그림책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보물지도나 마을지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지도도 있고, 내 얼굴 지도, 강아지 지도, 마음지도, 가족지도처럼 새로운 지도도 있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찾아내고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은 금세 적응해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숫자로 형태 없는 선긋기로 만들어낸다. 즉 자신만의 세계 지도책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내 방 지도를 그리다 보면 내 방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고,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나의 하루 지도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이 들 때 까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내 배 속 지도는 더욱 궁금증을 유발해 오늘 아침에 먹은 것이 뱃속에서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어 마음 지도는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과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되새기게 한다.

 

저자 사라 파넬리는 여성작가로는 처음으로 영국왕실에서 수여하는 산업디자이너로 선정된 영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 작가이다.

 

저자는 이 책은 아이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 이름을 적어보면서, 아이가 자신이 누구인가를 표현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한다. 처음 책장을 열었을 때 당혹스러움은 사라지고 그림의 독특한 색감은 아이의 감각을 다채롭게 해주기 충분했다.

 

아이들의 끝없는 상상력을 길러주고 싶다면, 나의 지도책을 펼치라고 말하고 싶다. 지도를 들고 보물섬을 찾듯이, 내 주변과 일상을 탐험할 수 있는 모험심과 상상력, 창의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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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욱하셨나요? - 불같은 성질 죽이는 법
송태인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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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불같은 성격으로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며 많이 나아지긴 했어도 , 역시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요즘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다. 특히 정년에 임박하며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더욱 신경 쓰게 된다.

 

최근 오늘도 욱하셨나요?’라는 책은 현대인에게 매우 필요한 성질 다스리기란 생각이다. 책은 우리가 분노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런 감정이라 전제한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대해 갖는 생각은 부정적이다. 화는 참아야 하고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참는 것이 아닌 화를 품지 말아야 한다고 전한다.

 

요즘 화를 품고 상상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들 뉴스를 종종 접한다. 이렇게 즉각 풀지 않고 쌓아둔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폭행, 살인 등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내지 않고 우아하게 행복해질 수 있는 분노 조절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장은 분노를 돋우는 의외의 것들과 2장은 우리가 분노하는 진짜이유에 대해 우리 속내를 분석한다. PART 3에서는 욱하는 우리들에게 실천 매뉴얼을 제시한다.

 

남이 나를 속일까 지레 추측하지 않고 남이 나를 믿지 않을까 억측하지 않는다. 남보다 먼저 깨닫고 밝은 마음으로 대처하는 자가 현명한 자일 것이다. (p16)

누군가를 아끼는데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을 반성하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를 반성하고 타인에게 예를 행했는데도 답례가 없으면 자기의 경()을 반성해 보아야 한다.(P74)

 

여기에 점점 더 가속화되는 주거, 고용, 노후 등에 대한 불안도 현대인들의 분노를 증폭시키는데 한 몫 한다. 지인 가운데 화를 늘 참은 이가 있다. 화를 참아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아닌 내면은 분노로 드끓으며 겉으론 편온함이 과연 옳은가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화는 무조건 참아야 하는 것도, 내다 버려야 하는 쓰레기도 아니다. 화는 관계 맺기의 신호체계일 뿐이다. 자신의 화를 잘 관찰하고 적절하게 조치하면 분노가 폭발하는 일도, 스트레스 때문에 괴로울 일도, 화병에 걸릴 일도 없을 것이다.

 

첫 만남을 통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확률은 1.4%라고 한다. 1000명을 만나야 14명의 내 편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뒤집어 보면 1000명을 만났으나 986명은 내 편이 아닌 그냥 아는 관계로 그치거나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거나 아니면 내 적이란 뜻이기도 하다.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지속시키는 삶의 태도는 분명 바람직하지만, 그렇더라도 나쁜 관계인줄 알면서도 잇속 때문에 끊지 못하는 실수를 해선 곤란하다. 일시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불순한 의도로 인연을 맺었다가 나중에 패가망신 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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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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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전율 때문에 날마다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심경을 전했던 이외수 작가.
요즘 매스컴에 자주 오르기도 하지만 워낙 많은 팔로워를 가진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집에 더욱 호기심이 갔다.


그의 산문집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은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모두 7장으로 나누어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30년이 넘도록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나누고 있는 정태련 화백의 그림은 마치 식물도감 같은 느낌이다.

책은 이외수 작가가 직접 고백하는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면 두려울 것 없네”라는 말처럼, 험난한 인생을 사랑으로 버텨내는 다부진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책을 읽다보니, 작가는 소셜 미디어로 끊임없이 독자들과 소통하게끔 만드는 동력이 사실은 ‘외로움’에서 나온다는 것이라는 고백을 한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한' 방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어린 시절의 남모를 아픔과도 떼어 낼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혼자만이 알고 있는 '영혼의 골방'에서 나와 스스로 외로움을 달래고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삶의 기쁨을 누린다는 작가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읽힌다.


지금은 술도 끊었다. 술도 끊었다. 담배도 끊었다. 이제는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나. 다행히 울 싸모님 왈 절대로 여자는 끊지 말라고 한다.  이외수 작가만의 아픔 가운데 유머를 읽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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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 꽃이 피었네 - 글과 그림집
유진수 지음 / 창연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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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은 호젓해서 좋다. 단풍이 들어도 나들이처럼 수다스럽지 않아서 좋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로 속살을 드러내면 원시의 자연이 정겹고 반갑다. 마치 오솔길 같은 책, ‘문 앞에 꽃이 피었네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화선지 위에 검은 먹으로 글씨를 쓰고 채색한 그림, 모조지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크레파스로 칠한 그림 65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아직도 함께 지내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따스한 눈길이 작품마다 들어 있다. 문장들도 따듯한 인사들로 가득하다.

 

엄마는 구들방이 따시다’, ‘세상을 미소 짓게 하는 향’, ‘산빛 들빛 물빛 차향 사람향’, ‘하늘빛 구름 그림자’, ‘꽃이 봄산에 만발 하도다’, ‘마음 있으면 다 보인다’, ‘7살 때 글씨등등 글자만으로도 마음에 꽃을 만드는 책이다.

 

작가 유진수는 우리선조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해온 태극을 주제로 20여 년간 태극의 변주에 몰두해 왔다. 조상의 인문적 사상이 담긴 고서를 재료로 사용하여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우리만의 미학, 우리 조형의식이 담긴 작품을 표현하고자 온힘을 기울여 왔다. 그래서인지 그가 적은 화선지위의 한줄한줄은 지극히 한국적이며 잠자는 생각을 깨우기 좋은 책이다.

 

작가가 마무리로 적어논 , 빈 마음으로 나를 바라볼 때, 비로소 옛 어린 시절 나의 가슴을 움직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오늘은 나도 빈마음으로 풍성한 추억을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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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 사과나무숲
여균동 지음 / 사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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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나무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같다. 실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물론 실내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나무와 만난다. 그런데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역사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은 드물다.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사과나무숲은 현재에 존재하는 수많은 시선들이 숲길을 걸어가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마치 독백처럼 나무에 관한 시선을 풀어 놓는다. 책은 손에 들면 몇 번을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과 사물,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관해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날마다 아파트 뒤편 숲길을 산책하는 할아버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할아버지는 말없이 걷는다. 그리고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숲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사과나무숲은 그런 할아버지를 지켜보며, 동물, 자연, 사물, 곤충, 감정, 신호등, 무당벌레, 나무 잎사귀 등 생물과 무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나는 숲길입니다. 그렇다고 산길은 아닙니다. 오래된 아파트 뒤, 조그만 숲길입니다. 사람들이 자연이라고 부르듯, 스스로 그냥 있는 그런 숲입니다. 할아버지를 만난 건, 아니 그를 눈여겨보게 된 건, 바람이 몹시 불던 날, 그의 모자가 날아가 버렸습니다. 보통 허둥대며 모자를 잡으러 달려갔을 터인데, 그는 가만히 모자가 굴러가는 걸 그냥 구경하지 뭡니까. 마치 집 나간 모자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죠.(숲길 )

 

사람들이 숲을 위안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단순히 그곳에 늘 변함없이 서 있기 때문이 아니다. 나무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을 변함없이 하는 존재라서 상대방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언제든 숲속 나무를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다. 만약 나무가 변하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한다면 결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없을 것이다. 나무처럼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자만이 누군가에게 치유의 대상일 수 있다.

 

지은이 영화감독 여균동은 이 책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사과나무숲이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천일의 유리를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맴돌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만든 책이라고 밝혔다.

 

이야기는 시간처럼 한 줄로 가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속에는 수만 가지 헤아릴 수 없는 시선들이 스쳐간다. 나를 중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지만 세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중심들이 마구 뒤엉켜 만들어 진다고 말한다.

 

돌아보면, 세상은 내가 아닌 내 주변이 주연 아닐까. 얇지만 생각은 대하소설만큼 많이 만들어내는 책 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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