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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세계 - 미국 외교정책과 구질서의 위기,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리처드 하스 지음, 김성훈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미국 외교정책에서 관한 싱크 탱크 역할을 맡았던 미국외교협회 회장인 저자가 작금의 세계관을 진단한 책으로 탈 냉전시대 이후 세계의 변화된 모습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이끌어온 규칙과 정책, 제도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권에 대한 존중만으로는 테러리즘, 핵무기 확산, 기후변화와 사이버공간 같은 글로벌 도전으로 점철된 오늘날의 세계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국제 문제에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혹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서 상황을 악화시키곤 한다. 중동은 혼란스럽고, 아시아는 중국의 부상과 무모한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유럽은 예기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서 보듯, 지난 수십 년간 지속해왔던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 책은 풍부한 역사적 고찰을 배경으로 오늘날 세계가 왜 이렇게 됐고, 무엇이 필요한지 진단한다. 지금 세계는 혼돈의 세계에 빠져있다.
미국도 정치인이나 시민들이 오늘날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진정한 힘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국제정치에 관한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오랜 외교 참모로서의 경험, 그리고 변화하는 국제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 2.0'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판 서문을 비롯해 이 책 곳곳에서 북한 핵문제와 미국의 대응 원칙을 제시한다.
북핵 위기와 테러리즘의 확산, 기후변화와 사이버공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 체제의 핵심은 '주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이는 주권에 대한 권리와 보호뿐 아니라 의무와 책임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핵 미사일로 대표되는 북한 문제, 중국과 일본 주변 강대국과의 문제 등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아가서 국제정치 질서의 변곡점을 우리가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그 해결책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