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랑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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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자연사박물관을 찾는다. 이 박물관에는 늑대를 비롯해 호랑이, 늑대, 사자 등 동물이 박제되어 있다. 그 모습이 어린 서영의 눈에는 너무 앙상해서 볼품이 없게 보인다. 함께 간 부모는 어린 서영을 남겨 놓고 사라져버리고 서영은 박물관에 혼자 남아 앙상하게 뼈만 남은 박제 늑대를 보며 사라져버린 부모를 기다린다.

 

성인이 된 서영은 이런 어린 시절에 각인이 된 늑대를 생각하면서 자기가 늑대인간이 된 것 마냥 첫 번째 보름달이 떠오르면 어김없이 악몽을 꾼다. 꿈속에서 늑대로 변신해 사랑하는 연인의 살점을 뜯어먹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피와 살을 먹는 행위가 황망하게 끝나고 나면 남은 15일 동안 미친 듯이 책을 쓴다. 이렇게 쓴 책을 책장에 진열해 놓고 그녀는 이 책을 유골함이라고 여긴다.

 

어느 날 서영은 소운이라는 동성의 연인을 만난다. 처음 서영은 자기가 사랑하는 연인마저도 늑대로 변해 잡아먹을까봐 감히 소운에게 접근하지 못하다가 소운의 절절한 사랑고백에 마음을 열고 조금씩 소운에게 다가간다. 둘의 사랑이 지극해서 서영은 소운에게 어린 시절의 얘기를 털어 놓고 마음의 안식을 찾는다. 조금은 특별한 아름다운 서영의 오랜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서영의 어린 시절의 얘기를 접한 소운은 서영에게 서영이가 꾼 을 소재로 책을 쓸 것을 권한다. 서영은 지금까지 을 책으로 쓴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가 비로소 소운을 위해서 책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소설 설랑이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연인 소운이 독자가 된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쓰기 시작한다.

 

책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온통 서영과 소운의 사랑얘기가 주를 이룬다. 시한부 사랑이 아니라 필생의 사랑을 확인하는 게 두 사람의 목표다. 우연하게도 서영은 소운을 만나고 나서는 책을 쓰지 않고 소운만 열심히 책을 쓴다. 책에는 두 사람의 성애 장면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진리가 이번에도 통한 기분이다. 서영과 소운의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면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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