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 정치의 시대
은수미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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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출간 예정인 <정치의 시대> 시리즈 중 하나.
창비에서 올해 열었던 <정치의 시대> 특강을 책으로 엮은 책이다. 말을 글로 옮겨서 읽기도 편하고 지난 번 유시민 <공감필법>과 주제는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주 쉽게 현실정치가 무엇인지 잘 설명하는 책이었다.

주된 내용은 아르바이트생을 비롯된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들은 생계때문에 투표나 정치 참여가 힘들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정치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은수미 의원은 헌법 개헌은 반대하지만 중.대 선거구제는 다당제를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언급한다.

정치의 기본이 지켜지면 눈치 보지 않고 누구든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감이 됐다.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 더 나은 방향, 발전된 사회도 중요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우리 사회에선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게 필요한 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되고서 국민들이 놀라는 것들도 하나같이 기본적인 국정 과제와 현안들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란 기본이 잘 지켜지는 나라가 아닐까?

 

p.33; 이처럼 시민이 주인이 아닌 관객이 되고 정치가 연극 무대처럼 되면 현실은 더욱 악화됩니다. 1퍼센트 재벌 대기업이나 기득권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여 자기들끼리 진짜 정치를 합니다. 헌법은 글자에 불과하게 되고, 의자놀이가 영원히 우리의 규칙으로 자리 잡게 되지요.

p.45;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테러방지법은 그런 자유를 뺏을 수 있는 법이라고, 그런 의혹이 있는 법이라고 누차 얘기 했습니다.

p.75; 대통령제가 문제라서 국정농단이 벌어진 게 아닙니다. 헌법이 무너졌기 때문이지요. 당장은 개헌보다 글자에 불과한 헌법을 실제 생활의 규칙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p.86; 디지털 세대는 리더가 되어본 경험이 적습니다. 대학 때는 스펙 쌓느라 정신없지요? 사회에 나온 뒤에는 사회운동을 하든 취직을 하든, 제일 먼저 커피 심부름을 해야 하고요. 스스로 목적을 세우고 계획을 짜서 성취한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p.94; 다시 한번 젊은 세대에게 말씀드립니다. 자기 내부에 있는 힘을 믿으세요. 대책 없이 낙관적인 말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변화란 믿음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p.100; 정치가 뒤로 물러서고 시민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왜 시간과 돈을 들여서 정치인을 대리자로 뽑아야 합니까? 국정농단 같은 일이 터졌을 때 정치인들이 나서서 해결하라는 의미 아닙니까? 그런데 타협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급한 사안에서는 발을 빼는 게 습관처럼 됐습니다. 이런 것이 역시 양당 구조의 폐해입니다.

p.115;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넣었으면 합니다.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이미 시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역할극 같은 것도 가능하겠지요.

p.116; 저는 정치란 짝사랑과 같다고 봅니다. 국민에게 끊임없이 힘을 주고 도와주되 보상은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으면 비로소 국민기본선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정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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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 1호 - 2017년 1호, 창간호
문학3 기획위원회 지음 / 창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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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은 '문학=현실'이라는 공식을 추구한다. 단순히 읽기와 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하기'가 추가된 메시지다. 그동안 책 안에서만 놀았다면 우리는 범위를 넓혀 현실과 점접에서 이야기 하자는 취지가 느껴진다.

시인은 시로써, 소설가는 소설로써, 평론가는 평론으로써, 독자는 참여로써, 책과 현실이 다르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존재로서 증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읽기와 쓰기는 가치있고 계속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문학3>의 존재 이유라고 믿는다.
이번 창간호를 통해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절대 문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한 손으로 보기 편한 직사각형 사이즈가 무척 맘에 듦
반짝 거리는 종이 재질이 아니라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았음
잡지 안에 있는 시와 소설 묶음집 다음 장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4-5명 분들이 모여 합평한 내용이 같이 실려서 기존 문학잡지와 차별성을 두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함



p.41; 단지 삶이 아니라 '삶다운 삶'을 따르는 일이 우리 삶의 이유가 된다면, 인간으로서의 삶 자체를 거의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인간다운 삶에 대한 숙고를 이어가게 해주었던 문학의 필요를 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덕택에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있다고" 느낄 수 있을 테니까."


p.46; "가장 문학적인 시간이 밤이라고 말한 H선생의 말은 매일 이렇게 증명됩니다. 밤은 현실 속에 있는 비현실이죠. 얼마 전 H선생이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해 쓴 칼럼을 읽었어요. 여러모로 존경스런 분이지만 문학의 윤리에 대해 짧게 쓴 부분에선 과연 그것으로 족한 것일까?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p.83; 안녕 안녕, 같은 인사로 만나 같은 인사로 떠나는 일_크로스 라이트, 시


p.93; 너 죽고 나 사는 경쟁 속에서 목숨은 더욱 사소해졌다_정든 날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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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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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정, 환한 밤

환한 밤은 어느 고등학교 야간자습실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서울에서 강원도로 전학을 가게 된다. 쭈뼛거리는 '나'에게 같은 반 '재희'는 먼저 말을 건넨다. 서울에서 전학온 '나'는 친구들이 쏟아내는 많은 질문들에 당황한다. 그 시절의 예민함과 잘 보이고 싶은 욕심때문에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왜 자꾸 거짓말 해?"

중, 고등학교 시절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어떤 단어가 가장 적절할까 고민했다. '비밀'이 아니었을까. 비밀을 공유할 대상이 다양했고, 그마저도 입밖에 내지 않은 채로 꼭꼭 숨겨놓는 일도 흔했다. 예민한 시절이었고, 아주 사소한 것도 눈덩이처럼 크게 느껴지던 때였으니까. 그래서 소설을 읽으며,따어느새 내가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나도 자주 방황했고, 일탈했다.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도 있었고, 엄마에게 괜히 짜증을 부렸고, 어떤 날은 이유없이 자습을 하고 싶지 않아서 도망갔다.
지금은 다행히 졸업했지만, 나는 가끔 중, 고등학교 시절이 그립다. '졸업'이라는 말에 어쩐지 개운함보다는 시원섭섭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처럼, 오롯이 내 감정에 집중하며 눈치보지 않고 표현하는 날이 다시 올까? 어른이 되면서, 점점 내 감정에 무뎌진다는 느낌이 들 때면 이 책을 읽고 싶어질 것 같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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