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취향의 발견 - 온전한 생명력을 지닌, 와인의 ‘오래된 미래’
정구현 지음 / 몽스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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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와인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그에 못지 않은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책. 지금까지의 내추럴와인 애호가들을 위한 책과 결을 같이 하면서도 훨씬 체계적이면서 보기 쉽게 저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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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신호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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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으로 물처럼 흘러 들어가며 뜨거워지는 이 황금색의 차가운 액체'
프랑수아즈 사강의 "패배의 신호"에는 한 차례 와인이 엎질러질 때와 주인공이 칵테일을 연신 들이키는 장면 외에는, 신기하게도 와인이 아닌 위스키를 주인공들이 계속 들이키고 마신다.

버번 잔에 위스키를 담아 향을 맡으며 책을 모두 읽었다. 이번 책도 그간의 녹색광선 출판사의 책처럼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각적으로 풍경과, 이미지 그리고 감정의 변화가 머리 속에서 느껴지고 떠오르는 책이라 좋았다.

'고독 속에서도 더러 완벽한 행복의 순간이 있다. 위기의 순간엔 외부적인 어떤 것보다도 기억이 우리를 절망에서 구한다. 우리는 우리가 혼자서, 아무 이유 없이 행복했다는 걸 안다. 우리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행복-우리가 누군가로 인해 불행할 때 그 누군가와 필연적이며 유기적으로 관련이 있어 보이고, 또한 그 누군가에게 달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행복-은 실은 매끄럽고, 둥글고, 흠 없는 무언가로 더할 수 없이 자유롭게, 우리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물론 잠깐일 수 있지만, 틀림없이 가능하다) 나타난다. 이 기억은 우리에게 이전에 다른 누군가와 공유했던 행복보다 더 위안이 된다. 왜냐하면 그 다른 누군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와 공유했던 행복은, 실수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기반을 두었던 허무한 기억으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과 결혼, 직업과 로맨스, 행복과 고독에 대한 모든 개념이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경험을 하게 되리란 책 머리의 예고는 맞았다. 마흔을 앞두고 읽은 책으로서는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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