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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파스타, 콩수프
미야시타 나츠 지음, 임정희 옮김 / 봄풀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결혼을 앞 둔 내게 조심스레 질문을 던지게 한다. 어떻게 살아 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결혼을 앞 두고 파혼 당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다. 내가 책 속의 주인공(아스와) 이었다면, 뭘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은, 나란히 걷고 있다고 믿고 있던 길까지도 사라진다는 것이다’라는 주인공의 고백은 어느 곳으로 발을 내딛을 줄 몰라 방황하고 두려워하는 오늘 날의 많은 청년들을 염려 함이리라. 그리고 바로 나의 모습이다.
‘태양의 파스타’.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붉은빛의 이상한 파스타를 만들어놓고는 “태양의 파스타”라고 말하는 롯카 이모. 언제나 당당하고 활달한 이모의 한 마디. ‘열심히 안 살아도 좋은 거 아니겠어라?’. 정말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되는 걸까? 하고 반문해 보지만, 불확실한 미래의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롯카 이모의 의연하고 태연한 모습에서, 삶 가운데 일련의 사건들은 불안해 보였던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여전히 불안하지만…
삶이란 끊어지고 다시 이어짐에 반복이라…상실감에서 오는 두려움을 이겨 내기 위해 롯카 이모가 제한하는 하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 영화 BUCKET LIST가 떠오른다.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들. 언젠가부터 꿈이라는 단어가 내 삶의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만 잡고 있다. 다시 끄집어 내기에는 두려움이 앞서는 나이. 그런가?
어머니의 취미가 이탈리아 영화감상에 이탈리아어 공부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는지 자극을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저마다 무엇인가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자각한다. 타고난 것인 줄 알고 부러워했던 재능도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은 어쩌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다만,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모호하다.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였던 ‘콩’. 내게는 무엇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