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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스캔들 - 부자들의 은밀한 돈 이야기
알렉산더 융 지음, 송휘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화폐스캔들'. 부자들의 돈 이야기라 한다. 이 책은 독일 뿐만이 아닌, 세계 각국에서 일어났던 돈의 얽힌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중세 자본주의의 첫 발걸음부터 세계대전과 위기를 지나 미국의 경제 위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욕망이라는 얼굴을 지닌 화폐의 가치가 어떻게 편천되었는지 일목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궁극적으로 위기에 직면에 있는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p 10. 수세기 전부터 모든 금융위기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패턴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합리적인 규제는 가능하다 - 미하엘 부르다
사실 우리나라도 IMF를 통한 금융위기를 지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저자는 그리하여 '똑같은 위기를 또 겪지 않을 지혜를 배웠는가?'라고 묻는다. 왜? 각국의 경제가 얽히고 얽혀 있기에 언제 또 위기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일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로 인한 뒷 치다꺼리는 납세자들의 몫이 될 것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금융시장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의 시작은 아이슬란드로 알고 있다. 그리고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넘어 현재 가장 중심에 있는 그리스 까지. 앞으로 그리스 사태가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하다. 파산으로 가게 될지, 원조를 받게 될지. 책 속 과거사를 통해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가 지불 불능 상태를 맞이 했었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p 202. 역사는, 우리가 지속적인 성장의 오만함에서 벗어나야 하고 침체 국면 또한 그게 위협적인 것으로 느끼지 않는힘을 키워야 한다는 교훈을 가르쳐준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운명을 결정해야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신경과민 증세에 빠지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자라는 저자의 관점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유대인에 대하여 관심은 많지만, 아는 바가 별로 없다. 세계 금융 자본의 중심에 있는 자들. 독일의 나치정권시 유대인 학살. 그리고 성경에 등장하는 유대인. 책은 흥미롭게도 유대인의 등장과 금전거래를 소개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금융시장에 유대인 사채업자들, 당시 이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이자를 받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 배경은 이들에게 특별한 지위를 가지게 하였고, 금전거래는 틈새 직업군 중에 하나였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십자군 원정 이후 권리를 박탈당하고, 결국엔 돈 장사만이 유일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여전히 유대인들이 고리대금업자 이미지로 뿌리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가장 스마트한 민족중에 하나로 손 꼽히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화폐의 흐름을 어느 민족보다 오래전부터 이해하고 있었기에 가능함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 본다.
하이퍼인플레이션. 화폐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것이다. 독일의 사례가 흥미롭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상황들이 펼쳐지게 되는지 보여준다. 회사 직원들이 돈을 쑤셔넣을 수 있는 커다란 자루를 가지고 임금을 받으러 경기과로 갔다고 한다. 또 당시 의사들 중엔 화폐대신 소시지나 달걀 같은 생필품으로 봉급을 대신 받았다고 한다. 정말로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났었구나 하는 탄식과 함께 당시 시대상을 머릿속으로 재 구성해 본다. 돈이 아닌 돈.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책이다. 화폐의 역사를 많은 사례를 통해 소개 했기에, 시대에 따라 사회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룰렛은 계속 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