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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지음 / 예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나는 왜 사랑에 실패하는가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그리고, 일, 가족, 외모, 욕망 등 우리 삶 가운데 이슈들을 통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과서를 놓으면서 멀리 했던 철학자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플라톤, 스피노자, 루소, 헤겔, 니체 등등. 동서양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주위의 조건들을 통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철학의 출발은 지식 혹은 이론이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됨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왜 일해야 하는가? 돈? 결혼? 물론 이 둘이 가장 큰 이유라는 생각이 내게는 번쩍 든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지만,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일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조직 생활, 적은 월급 등 여러 요인들 때문에 직장 생활을 버거워 한다. 그리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몸이 아닌 이상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에게는 과연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저자는 묻는다. 이들은 부호다. 과연 이들이 경제적 거부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일을 했던 것일까? 이들에게 일이란 경제적 보상을 기대함이 아닌, 세계를 향한 자신의 도전 그리고 자신의 증명에 더욱 큰 가치를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자유로운 사람은 주인도 노예도 아닌, 오직 일하는 것을 즐기는 자일 것이다.’라고.
나는 왜 나를 부정해야 하는가? 감시 받는 얼굴과 검열되는 신체.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요즘이 어떠한 시대인가? 몸이 상품화 되어버린 시대다. TV를 통해 접하게 되는 연예인들을 보자. 요즘 어린 친구들이 아주 아주 짧게 입고 나온다. 어떤 삼촌 팬들은 좋아 죽겠지만, 어린 아이를 둔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몸을 상품화한 많은 상품은 우리주위에 널렸다. 대중매체가 힘을 부여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에는 형이상학적 관점이 형이하학보다 높게 평가 되었지만, 지금은 역전되어 버렸다. S라인을 가꾸고, 코를 오똑하게 세우고, 초콜릿 복근을 만들고, 쌍꺼풀을 만들고. 이러한 신체적 변화를 통해 정신에 영향을 주고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내가 어떤 사람인가’의 기준이 되 버렸다.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 배후자를 찾는 사람. 모두 가꾸지 열풍이다. 물론 성형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성형으로 인한 자신감은 자아성취의 또 다른 길일 수 있으리라. 다만, 저자의 말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 줄 사람을 만난다는 게 정말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하진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저자의 고민들이 감사하다. 오랫동안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다. 나로부터 벗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