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미지
조세핀 하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녹색광선 / 2026년 6월
평점 :
사랑의 편견을 뒤집어놓는건 역시나 문학밖에 없는듯 하다.
불가항력의 사랑에 이끌려 결국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자유를 허한 사랑은 비극의 문을 열어놓을수 밖에 없는,
그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결국 그 사랑을 선택한다.
그것이 문학이고 예술이고 인간인것이다.
'안나와 당신은 서로 잘 어울렸습니다.
남녀가 하나가 되는 모든 길을 찾은 겁니다.
온갖 종류의 길을, 두 사람의 길은 높고 위험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보다 낮은 오솔길에 머무르지요.'p253
안나의 사랑을 표현하는 피터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안나에 대한 피터의 의견이 좀 더 이어졌으면 했다.
안나의 심리에 대해 좀 더 듣고싶어졌다.(안나를 더 알고 싶은데,)
그러나 안나의 마지막편지와 함께 그의 말도 모호하다.
마틴의 죽음이 너무도 안타깝고,
그의 죽음곁을 지나는 안나의 그림자가 서늘하다.
50대 의사(모든것을 완벽하게 갖춘}나와
그의 아들 마틴의 연인인 안나와의 파괴적인 사랑,
그리고 그의 주변인들의 알듯모를듯한 심리적인 대화들,
그렇게 읽어내리다가 마틴의 죽음앞에 심하게 충격을 받고,
그 이후의 그들의 서사가 계속해서 먹먹해진다.
아버지로서 마틴의 죽음을 끌어안고
침잠해들어가는 그의 남겨진 삶,
256페이지부터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몇번을 거듭해서 읽게했다.
흰불라인드에 흰커튼에 흰 책장에 흰 백합 그리고 흰 종이,
흰색의 색조의 차이를 크게 느끼는 시선,
모든 색을 빼버린 그의 흰 시간들,
'나는 그다지 욕망에 시달리지 않는다. 한번은(그 이후로 술을 끊었다)그녀의 사진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위에 몸을 뻗고 누웠다. 슬픔어린 광기와도 같은 격정 속에서, 나는 폭풍과도 같은 육체의 절망적인 몸부림속으로 빠져들었다. 극심한 고통속에서 울부짖었을때, 정액과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애스턴이 그녀의 침대로 왔던 날에 대해 안나가 쓴 구절을 떠올렸다. '정액과 눈물이 그 밤의 상징이예요.'p259
안나와의 마지막 스침이 아련하다. 여전히 이어지는 삶,
그의 마지막 페이지또한 다양한 인상을 남긴다.
'이 우매한 몸뚱아리가 마침내 항복하려면 몇 년이나 남았는지도 모른 채, 지금도 죽어가는 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복도에 걸린 말 없는 얼굴들에게 속샥인다. "이제야 드디어 진실을 확신하게 됐네."그 진실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이 이야기는 그저 러브스토리에 불과하겠지. 다 끝났다. 다른 이들은 더 운이 좋은지도 모르겠다.부디그렇기를 빈다.'p262
녹색광선에서 출간되는 사랑시리즈
이번책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표지만큼이나 강렬하고 다양한 사랑의 선택들,
첫 문장에 쓰어진 영혼의 지형,
평생토록 지형의 등고선을 찾아 헤매는,
어떤 이들은 운좋게도 물이 바위를 따라 흐르듯 느긋하게,
어떤 이들은 삶의 모든것을 걸고 거칠고 비극적으로 쏟이지고 마는,그런것이라고 마무리지어본다. 모두 운이 좋기를 바라며!
#데미지 #조세핀하트 #녹색광선 #계속이어질사랑시리즈기대해요
#영화도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