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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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신 문장]
“시들지 않는 장미는 과연 아름다울까. 시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그것은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화와 무엇이 가를까.”

리드비 블라인드 서평단에서 내가 고른 문장이다. 제목은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고 쓰여진 문장중에서 하나를 택하면 문장이 들어있는 책을 받는 것이다. 책을 받는 순간 핑크의 표지가 확 들어오며 제목이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평소에 잘 선택하지 않는 화려한 제목과 표지였다. 내가 [온다리코]의 책을 읽었던 적이 있을까? 작가에 대해 빠르게 검색해 보았다. 일본 작가로 나오키상, 서점대상증 수상경력이 화려했다. 장르는 주로 SF, 판타지, 미스터리, 호러, 로맨스,청춘소설등 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작가의 장르가 꽤나 폭이 넓다. 작가는 한 해 300여편의 도서를 정독한다고 한다. [어리석은 장미]는 데뷔 30주년을 앞둔 21년에 잡지 연재를 시작으로 무려 14년만에 완결한 역작이라고 한다. 뱀파이어와 SF세계관이 결합된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로 작가 스스로 큰 만족감을 가졌다고 한다.

장소는 이와쿠라마을, 축제를 앞두고 아이들이 캠프에 참가한다. 이곳은 아주 특별한 공간, 우주의 비밀이 숨겨져 이어온 곳이다. 아이들은 이곳에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모여든다. 그것은 외해로 나가는 배를 타는 허주승선원이 되고싶은 것이다. 허주승선원의 자격은 까다롭다. 뱀파이어처럼 피먹임을 하면서 변질의 시간을 이루어야 한다. 지구는 결국 태양에 먹힐것이고 인류는 더이상 지구위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은 인류를 옮길 새로운 공간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허주 승무원인 것이다. 외해는 끝엇이 어둡고 고독한 공간이다. 아무리 쓸쓸하고 아무리 괴로워도 배를 타고 떠나야 하는 사명을 지닌 아이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 도착하게 될지 그렇게 떠났다가 사랑하는 기억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될지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다.

”외해에서는 우리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고독을 맛보게 됩니다. 상하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그 누구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아요. 멀리 떨어진 지구에서 들려오는 메세지, 노래, 음악만이 유일한 소식이죠. 과거에서 들리는 빛과 신호를 어둡기만한 외해에서, 캄캄한 배 안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며 또 기다리면서 우리는 멀리 나아갑니다.“(125p)

우주에 닿기위해 피를 탐하며 변질을 기다리는 아이들,
변질하기 위해서는(어떠한 모습으로 변질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뱀파이어처럼 피먹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피를 먹는 아이와 피를 제공하는 아이들의 모호하고 불확실성한 관계들속에서 아이들의 비밀스런 세계가 그로데스크하게 펼쳐진다. 숙명처럼 떠안고 태어난 이와쿠라 아이들, 그리고 지구에서 태어난 자의 사명으로 멸망하는 인류를 위해 봉사해야하는 아이들의 갈등, 그렇게 책은 압도적인 고독과 압도적인 우주적 시각을 풀어놓는다. 외해의 길을 먼저 걸어간 부모의 길을 숙명처럼 떠안고 참여하게되는 나치, 그러나 피먹임이라는 과정을 받이들이고 인정할 수 없는 나치, 그러한 나치를 위해 기꺼이 피제공자가 되어주는 후카시, 순혈종으로 이미 변질체가 되어 참가한 아마치, 그리고 피먹임을 통해 빠르게 변질체가 되는 친구 유이. 빠르게 전개되는 그들의 운명의 시간들이 읽는이로 하여금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는다. 영원히 지지 않고 계속 피어있다. 자신의 생명이 이미 끝났다는 사실도 모른채, 어리석기 때문에 시들지 않는다.‘<p308>

일본소설은 어디로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그들의 문학은 폭이 넓고 극대화된 세계관은 미치도록 다양하고 새롭다. 끝없는 문장들은 질서정현하면서도 굉장히 우주적이다. 작은 마을 이와쿠라로 시작해서 외해라는 끄업ㄷ는 우주공간으로 끝없이 뻗어나간다. 지구라는 인류의 사랑하는 공간은 태양에 집어삼켜저 사라질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인류를 옮겨 새롭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염원하게 된다. 인간의 의식은 무한히 꿈을 꾼다. 그것은 비논리와 윤리적인것을 떠나 그저 존재하고 싶은 열망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내내 어떠한 의문을 품게한다. 주인공 나치도 허락하고 싶지않은 것들이 존재한다. 괴물이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은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어떠한 선택이든 우리는 그것을 수용하게 되지 않을까싶은, 끝내 풀어내야할 그래서 답을 얻고싶은 열린 결말을 떠안게 된다.

#어리석은장미 #온다리쿠 #리드비 #서평단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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