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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그리고 치유 - 슬픔을 건너는 매일 명상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조앤 디디온 의 <상실>이후,
또 다른 상실의 치유서가 된,
M. W. 히크먼의 《상실 그리고 치유》
내가 좋아하는 단어중 하나가 <상실>이라는 단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내 삶에 있어서 계속적인 의문이었고, 치유를 이루고싶은 희망이기도 했다. 살면서 사랑을 잃은적이 없는 삶이 있을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적이 없는이가 과연 있을까. 상실은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계속되고,그 상실의 늪은 우리의 시간을 끝없는 막연한 슬픔에 빠져들게 한다. 상실, 그 이후의 삶을 우리는 어떻게 치유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M. W. 히크먼의 《상실 그리고 치유》는 1994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이후 2001년 9‧11 테러 이후 상실의 충격과 슬픔에 빠진 미국 독자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고 한다. 출간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감동적인 후기가 올라오는 등 상실의 슬픔으로 힘겨워하는 사람에게 꾸준히 최고의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저자인 N.W 히크먼 역시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후 극심한 슬픔 속에서 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 산맥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그녀의 딸은 낙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슬픔을 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온전한 삶을 찾았다고 느꼈을 때, 자신과 같은 아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 또한 큰 상실을 겪었다. 사랑하는 오빠 둘을 먼저 보내고, 아버지를 보내드렸다. 시간이 걸린 이별도 있었지만 갑자기 보낼수밖에 없는 이별도 있었다. 오래도록 그 <상실>의 슬픔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현재도 여전히 그러하지만)상실은 그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문득문득 생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시간을 주저 앉히곤 한다. 그때 만났던 책이 조앤디디온의 <상실>이었고, 그 책은 나에게 글을 쓰게 만들었다. 상실의 기억을 초단위로 기록했던 작가의 그 오랜 슬픔의 시간을 읽으며, 나 또한 그 상실의 기억들읕 꺼내어보곤 했다.
그 책이 상실을 드러내주었다면 그 이후의 상실을 넘어서게하는 치유의 시간을 도어 주는건 히크먼의 <상실 그리고 치유>가 아닌가싶은 생각이든다. 히크먼의 책은 심리학서적이나 이론서가 아니다. 이 책은 상실에 대한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로 이루어졌다. 그것은 슬픔 이후 찾아오는 여러 순간에 대한 적절하면서도 실용적인, 종종 감동적인 방법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섣불리 가르치려 하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잔잔히 상실속으로 스며들게되고 그저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슬픔을 거치며 얻은 깨달음을 조용히 들려준다.
우리는 상실의 늪을 건널 수 있을까? 누군가의 상실을 우리는 다 위로할 수 있을까?히크먼은 이 모든 상황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는 것을 겸허히 인정한다. 다만 딸을 잃은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독자의 슬픔과 함께한다. 그러한 내밀한 속삭임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기록해놓은 상실에 대한 명언들이 깊은 위로를 전한다.
-당신은 회복할 수 없겠지만,(…)언젠가 이 견디기 힘든 불행은 두 번 다시 당신을 떠나지 않을 존재에 대한 추억이 될 것이다.(지금은 이런 생각만 해도 끔직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의 불행한 마음으로는 이런 약속을 믿기 어렵다. -마르셀 프루스트
강렬하지 않지만 따뜻하게 누군가의 호흡을 듣고 싶다면, 교훈적이지 않고 설명적이지 않은 스치듯 섬세한 누군가의 위로의 말을 듣고싶다면, 조용히 권하고 싶습니다. 여전한 상실의 슬픔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읽으셔도 되지만 침대 머리맡에 두고 문득 슬픔이 차오를때, 어느 페이지든 열어보세요. 잠들기 어려운 늦은 하루가 조금은 위로가 될 듯 합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조금씩 천천히 스미는 글들이 우리를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그렇게 수없는 날이 지나다보면 우리도 어느덧 떠난 존재가 추억이 되는 그런 하루가 어쩌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어느 하루가 닿기를 멀리서나마 기도합니다. 오늘도 치유의 하루가 저물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