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코 여자
고노 다에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톰캣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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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레전드 소설가 고노 다에코의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 역작!

굉장히 고급스런 소설을 읽었다.
서사의 문장들이 자연스러운듯
미스터리하게 일상을 흔든다.
특이해보이는 제목을 지닌 소설,
끝나도 끝난게 아닌듯한, 그래서
"그 후는 어떻게 되었다고요?"

'양초가게 엘레나'가 있다. 양초가게의 막내딸
엘레나를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누군가의 질문에
그녀는 "그건 그렇지만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나중
대답을 사람들은 듣지 못한다. 그녀는 그렇게 자랐고
결혼을 하게 된다. 이 결혼의 틈새에 그 도시국가의
사형제도에 대한 글이 이어진다.

'결투와 공무에 따르는 것을 제외한 상황에서 사람을
죽인 자는 어떤 사정이 있든 상관없이, 그게 설령 과실
이라고해도 참수형이 내려졌다. 통화 및 수표 위조조차도 마찬가지였고, 불에 타서 죽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불을 지른 방화범도 마찬가지로 참수형이 내려졌다.이런 범죄는 큰 범죄로
불렸고, 큰 범죄 용의자는 체포되면 무죄 판결을 받아
석방되지 않는 한 가족과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었다.'
P90

인상이 강렬한 장면들이 등장한다. 보편의 삶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듯이 평이한 문장속으로
미스테리한 인상들을 그려놓는다. 섬뜻하지만 그것은
일상속에서 흘러간다. 남편 자코모가 한 청년을 살해하게 된다. 이 살해 장면이 또 섬뜻하다. 참수형전에 그는 아내 엘리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녀의 코를 물어 뜯으며(너무나 괴이해서 또 섬뜻하다)
"나는 아내가 나를 잊지 않기를 원합니다. 남겨두고
떠나야하는 이상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
만남을 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허락된 자리라고 깨닫고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막상 엘레나를 만나고보니 도저히 그대로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참수형을 당한다.

그 후 엘레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10년 사이에....'라는. 문장들이 여러차례 이어지며 그 후의 시간을
들려준다. 평이한 일상인듯 하면서도 그 안에는
엘레나의 미스터리한 인상들이 숨겨져 있다. 누구도
알지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엘레나의 생은 그렇게
'10년 사이에....'를 지나고 있다. 엘레나는 사형을
생각한다. 남편과 이어지는 것이 아닌 연을 끊고싶은
격렬한 마음이 욕정처럼 그와 같은 사형을 원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사형소망을 서서히 준비한다.

그 이후, 나는 그녀의 그 이후의 삶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서로를 아는듯하지만 서로를 전혀 모른다.
누군가의 삶도 어느 관계속에서도 아는듯 하지만
서로의 삶은 모두 미스테리로 남는다. 이 소설은
마이니치 예술상과 이토세이 문학상을 받았다. 작가의
또 다른 소설들의 수상이력도 꽤나 화려하다. 나는
마이니치 예술상, 예술상이라는 것에 공감하게 되었다.

마이니치 예술상은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사 주최로
소설등 출판물뿐 아니라 연극,건축등 종합적인 예술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상으로 내가 읽은 소설로는 엔도 슈사크의 <깊은강>과 <인도방랑>이 있다. (인도방랑도 첫 장부터 너무도 인상깊은 사진이 실려있었다.그리고 소롬돋게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런지 이 상의 의미가
<하얀코여자>소설과 잘 맞아
떨어진듯 보인다. 일상의 서사 속에 그려놓은
미스터리 한 인상이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속에 해설가의 이 말이 공감이 된다.
'그리고 나는 그 미스터리를 도무지 풀 수가 없다.
다만 '이렇지 않을까'라고 아주 살짝 생각되는 것이
있다.바로 어긋남이다. 어딘가 이 소설 세계 묘사
속에는 어긋남이 있다.'

톰갯의 책을 두 번 째 읽게 되었다. 첫 만남이었던
'조릿대 배게'도 너무도 특별하게 느낌 좋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두 번 째 출간책도 특별한 느낌을
갖게 했다. 오래 믿고 읽을 수 있겠어요. 오래 함께
걸어가게 되기를 '그 후 10년사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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