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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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첫 장이 정말 중요해.
첫 장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독자들은 나머지를 읽지 않으니까.
자네는 소설의 첫 장을 어떻게 시작할 생각인가?"
라고 묻는 첫 프롤로그의 질문은
(실제 작가가 소설속 작가와 같은 인물인건지)
독자인 나는 호기심과 설렘으로 첫 페이지를 연다.

미국을 뒤흔든 사건,그러니까 여름이 시작될 무렵
무려 33년 만에 놀라 켈리건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이렇게 읽으니 위 사건이 실제같기도 하고) 읽으면서도 내내 소설속 작가가
소설속 스승 작가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들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같은 상상을 하게도 한다.
"현실은 세상을 떠도는 소문보다 좀 더
복잡할 수 있어요."(p93)라는 문장은 소설속의
인물들이 보이는것이 결코 아는것이 아니라는것을
느끼게 하고, 지루할 틈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장소는 오로라, 아무것도 일어날것 같지 않은 도시.
열다섯살 소녀인 놀라는
유명작가 서른 중반의 해리 쿼버트를 사랑하게 된다.
아니 둘은 나이차를 벗어나 사랑하게 된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해리가 테라스에 나와 있다가
해변을 거니는 그 아이를 보았고, 눈에서 불꽃이 튀고, 심장이 요동치는 경험을 했답니다. 나이 차이가
크긴 한데 그런 사랑이 가능할까요?"
묻는 주변인들에 비해 그들의 사랑은 진실(?)인듯
하다. 그러나 주변인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사랑을
질투하고 의심하고 협박하고, 결국 놀라는 실종이
되고,해리의 앞마당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해리 퀴버트 그의 사랑은 진실일까? 하는 의심과
(그는 실제인물인가 싶은?) 그가 무슨짓을 저지른건지, 그가 하는 말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진실인건지, 그리고 놀리 켈리건의 사랑은 진실한건가 싶은, 읽으면서도내내 결론없는 의문들이 복잡했다.
그러면서도 소설속에 여실히 그려진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은 놀랍기도하고 슬프기도 아프게도 만든다.
(나는 루터갤럽의 생이 안타깝고 그의 사랑이 힘겹다)

"저는 인생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다만 적어도
내 마음은 알아요. 해리가 없다면 저는 아무런
존재가치가 없어요."(p171)
양파껍질을 벗기듯 놀라에 대한 이야기도 놀랍고
그녀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도 놀랍고
나의 범인찾기 상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펼쳐봐야만 알 수 있는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다.

"작가가 가진 힘은 책의 결말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거야. 등장인물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고, 모든 걸 다 생각대로 할 수 있어.
작가들은 작가들도 모르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야. 눈을 질끈 감으면 어느 한 인물의 일생을
바꿔 놓을 수 있지."(291p)라고 말하는 소설속
작가처럼 읽는 나는 여러 인물들의 질투와 사랑과
살인까지, 그가 이끄는대로 끌려가게 되고 결론을 내리게 되고 그렇게 페이지를 덮게 되었다.

열다섯 살 소녀 '놀라 켈리건'
언제나 생기발랄하고 꿈이 많았던,
'그녀는 왜 그렇게 죽을수밖에 없었을까?'
위대한 작가가 되길 열망했던 남자, 하지만
열망을 실현하기에는 부족한 자질에 서서히
소멸해간 한 남자 그는 사랑하지만 지키지 못한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의 친구는 그녀를 밝고 명랑한
소녀로만 알던 오로라 사람들은 왜 그녀의 이면을
발견하지 못하고 죽은 후에 놀라를 기억하는 걸까.
보여지는것은 일부분이고 아는것도 아는것이 아닌, 그곳에서 우리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인가.
그렇게 우리의 관계는 영원한 무지인건가?
소설은 알 수 없는 것들에 지킬수 없는 것들에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소설을 더욱 빛나게 했던건
한 챕터 한 챕터에 실린 작가가 작가에게
들려주는 창작에 대한 좋은 권면들이다.
읽는 독자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소설에 대한
31가지 조언들, 실제 작가의 가르침이지 싶다.

"책이 끝났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죠?"
"책은 우리네 인생과 같아. 그 어느 순간에도
정말로 끝나는 경우는 없으니까."(p497)
남겨진 자들의 삶은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소설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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