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톤 메이든스>를 읽기 전, 이 책의 탄생 과정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써 내려간 원고가 뒤늦게 독자들에게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는 책을 펼치기 전부터 특별한 기대를 갖게 했다.
특히 FBI 법의인류학자 크리스틴 프루지크는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한다는 설정은 범죄 스릴러가 가진 기본적인 흡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작품은 젊은 여성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시신에 남겨진 돌조각상.
법의인류학이라는 소재는 일반적인 형사물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단순히 범인을 쫓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체와 흔적, 현장에 남겨진 물건을 통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법조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는 점도 이야기의 기본적인 무게감을 더해준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심리 스릴러’라는 소개에서 기대했던 밀도 높은 심리전보다는, 고전적인 수사 스릴러에 가까운 인상을 받았다.
범인과 수사관이 서로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팽팽한 대결이라기보다는, 사건의 단서를 따라가며 큰 그림을 맞춰가는 구조가 더 두드러졌다.
그래서 중반부에서는 긴장감이 꾸준히 고조된다기보다 다소 느슨하게 느껴지는 구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후반부의 반전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작품이 의도한 충격이 분명히 전달된다. 특히 마지막에 드러나는 관계와 진실은 독자에 따라 꽤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였다.
나 역시 그 부분에서는 “아,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고 멈칫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범인이 왜 그런 범죄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내면의 동기와 과정이 조금 더 설득력 있게 쌓였더라면 작품의 몰입감이 더 커졌을 것 같다.
초반에 흩뿌려진 단서들이 마지막에 하나하나 맞물리며 주는 쾌감도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다.
소재와 설정은 흥미로웠지만, 감정적으로 독자를 깊숙이 끌고 가는 힘은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스톤메이든스>는 법의인류학자라는 독특한 주인공, 연쇄살인 사건의 미스터리,
뒤늦게 주목받은 작가의 사연이 어우러져 읽어볼 만한 범죄 스릴러다. 빠른 전개와 강렬한 심리전을 기대한다면 조금 결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사극의 분위기와 후반 반전을 따라가는 재미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묵묵히 완성된 한 작가의 첫 소설이라는 점에서, 책 바깥의 이야기도 함께 기억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