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영 - 불안한 빈자는 어쩌다 안전의 위협이 되었는가?

불안한 삶들이 표류하는 세계다. 불안이 다른 불안을 마주하지 못할 때, 구조적 배제로든 자동화 기술로는 멀리하고 밀어낼 때, ‘안전’은 ‘위험‘과 동의어가 된다. 자기 구원에 매몰된 인간들의 헛된 노력을 탓할 것이 아니라, 한국어판 서문에서 실바가 던진 질문을 모두의 화두로 곱씹는 편이 낫겠다. "전 지구적 불안과 정치적 격변으로 흔들리는 시대에 괴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이 집단적 동원의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자기 단절이나 방어적인 고립에 맞설 제도들을 건설할 수 있을까?"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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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중 - 무해의 시대

전 국민의 휴대폰을 감시한 한국 정부가 가장 안전한 사회를 보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벡에 의하면, 위험사회의 시민들은 막스 베버 Max Weber가 예견한자본주의적 철창iron cage 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Adomo가 비판한 ‘도구적 합리성‘을 폄하하지 않는다. 미셸 푸코Michal Fousaul가 분석한 파놉티콘‘과 규율 권력에 공포심을 갖지도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관리되는 세계의 완벽한 합리성"을 기대한다. 유럽의 대표적 비판 지성들이 디스토피아로 형상화해 온 (안전을 지켜주는 통제된 감시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21세기 민중이 꿈꾸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벡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위험사회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지성의 목록에 슬라보예 지젝Slavoi Zizek의 문화비평이나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의 정치철학도 포함시킬 수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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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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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잡는 소리 같고 이해한 것 같지도 않은데 그냥 클라라 때문에 엉엉 울었다. 이렇게 착한 AI가 존재하지 않을거라는 의견도 들었었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 안에서 클라라는 그런 AI로 존재했고 나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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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는 시간을 재/생산할 수 있는가 ㅣ 한 시간 총서 1
윤원화 지음 / 미디어버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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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리에서 무시간성이라는 말을 하는데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의 차원 자체가 휘발해 버린 것 같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결론이 이해가 안되서 별 하나 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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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는 시간을 재/생산할 수 있는가 ㅣ 한 시간 총서 1
윤원화 지음 / 미디어버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언급하는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을 보러갔었다는 것을 <스몰 월드>와 <33> 전시 설명에서 깨달았다. 벽을 가득 채운 옵티컬 레이스의 <33>은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이었고 그래서 이후 확률가족을 읽고 박해천의 활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옵티컬 레이스는 나에게 목록화와 지도화에 대해 가장 명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옵티컬 레이스는 일층 전시장의 한쪽 벽을 채우는 거대한 연표에 정보를 흘러 넘치도록 우겨 넣는다. 무언가 반복되는 패턴이나 의미심장한 교차점을 발견할 수는 있겠지만, 이 연표를 가로지르는 장소들과 그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상당수가 아무 필연성 없이 중첩된다.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세대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각기 다른 시점에서 일본 만화를 보거나 AFKN을 시청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인터넷으로 해외 자료를 뒤적이며, 각자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어딘가에 작업실을 내는 제각각의 궤적 끝에 결과적으로 ‘스몰 월드‘에 접속된다.
여기서 하나의 일관성 있는 이야기 또는 세계상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할까. 옵티컬 레이스는 이 복잡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해 다분히 양가적 인입장을 취한다. 한편에는 아무리 복잡한 현상도 그 내부에 해명 가능한 질서가 숨어 있다는 지도 제작자의 야심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폭풍우 치는 구름의 추상적 형태에 매혹되는 풍경화가의 시선도 있다. <33>은 분석과 종합의 결과가
과인 축적되어 투명하고 명징한 지도를 넘어 두텁고 불투명한 풍경화 또는 추상화과 되는 것에 굳이 저항하지 않는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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