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의 해는 오릭스와 크레이그와는 굉장히 다르게 전개되는데 사실 그 책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다. 하나 기억나는건 그 책은 멈추지 못하고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굉장히 느슨하게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전 편이 더 자극적이고, 새롭고, 한 명을 중심으로 일어나서 따라가기 쉬웠지만 이번에는 정보가 늘어 놓여있고, 인물도 넘치고, 시간마저도 일정하지가 않아서 금방 집중력을 잃는다. 이전 권을 반년 전에 읽은터라 실은 개인적인 상황의 차이일 수도 있다.

이전 권이 원하는게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것이었다면 홍수의 해는 이미 이전 권에 등장한 절정 부분을 빼고 전후를 오가면서 극단적(이라는 말이 맞나? 현재의 환경이 더 극단적인거 같아서) 환경론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좀더 익숙하고 이야기라기 보다는 설명인 느낌이다. 대신 영적이고 통찰을 담은 구절들이 나온다. 나는 지혜를 의미하는 뱀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상징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이렇게 볼 수도 있다는게 신기했다.

우리가 이성을 가져서, 이러쿵 저러쿵 해서 음식을 쌓고, 재산을 쌓고, 지식을 쌓아놓고도 결국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 채로 살기 위해서 제 몸 가눌줄도 모른채 태어나는 존재들이라면, 그리고 나서 결국 소박한 삶, 작은것의 행복을 찾는다고 말하는 건 너무나도 멀리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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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지혜로운 뱀의 축제 중에서

“우리에게는 믿음과 신념인 것이 다른 동물에게는 타고난 지식입니다. 신의 진정한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인간의 이성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신의 광대함에 비해 작고도 작아 천사의 머리 꼭대기에서 춤추는 핀과도 같습니다.” - 414쪽

신이 동물에게 주셨네

신이 동물에게 주셨네.
인간의 볼 수 있는 능력을 뛰어넘는 지혜를.
각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날 때부터 아네.
인간은 피땀 흘려 배워야 하는데.

교과서가 전혀 필요 없는 녀석들
신이 그들의 정신과 영혼을 밝히네.
햇살이 벌들에게 콧노래를 시키고
축축한 흙은 두더지에게 속삭이네.

각자 먹을 양식을 신에게 구하고
각자 이 땅에 있는 달콤한 음식을 즐기네.
하지만 누구 하나 팔지도 사지도 않고
누구 하나 자신의 잠자리를 더럽히지 않네.

뱀은 번쩍이는 화살
그가 느끼는 이 땅의 섬세한 진동
갑옷처럼 반짝이는 온몸을 통하여
구불거리는 등뼈를 따라 흐르네.

아, 뱀들처럼 나 역시 현명하다면
전체를 모두 감지할 텐데.
분별 있는 두뇌뿐만 아니라
기민하고 열렬한 영혼으로.

- 「신의 정원사들이 즐겨 부르는 찬양집」에서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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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암씨를 믿고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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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드디어 책이 왔다. 비행기가 안다녀서 EMS도 못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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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적은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의 관계를 학문 탐구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미국 문화에서 동물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조화되는가와 이런 사회적인 의미가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계급 특권 같은 인간 및 인간의 위계적 관계를 지속하는 데 이용되는 방식을 알아보는 것이다. 또다른 주제는 가족, 법 체계, 정치 체계, 종교 체계, 교육 체계 같은 사회 제도 속에서 일어나는 동물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고찰하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인간이 동물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정체성의 범주를 구성해 나가는 방법도 관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미래의 인간 동물 관계와 관련있는 인간 사회 정책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철학적 입장을 살펴볼 것이다.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인간-동물 관계의 패턴을 21세기에도 지속한다면 어떤 윤리적이고 생태적이고 사회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인가?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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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윤리 대논쟁 - 동물을 둘러싼 열 가지 철학 논쟁
최훈 지음 / 사월의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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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여러번 시도하다가 그냥 잘 읽히는 책을 찾아 읽기로 했다. 제목과 출판사에 낚였다.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는 서문에 명확히 나와있는데 그 길을 도저히 같이 갈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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