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는 시간을 재/생산할 수 있는가 한 시간 총서 1
윤원화 지음 / 미디어버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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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리에서 무시간성이라는 말을 하는데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의 차원 자체가 휘발해 버린 것 같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결론이 이해가 안되서 별 하나 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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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는 시간을 재/생산할 수 있는가 한 시간 총서 1
윤원화 지음 / 미디어버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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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가 언급하는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을 보러갔었다는 것을 <스몰 월드>와 <33> 전시 설명에서 깨달았다. 벽을 가득 채운 옵티컬 레이스의 <33>은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이었고 그래서 이후 확률가족을 읽고 박해천의 활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옵티컬 레이스는 나에게 목록화와 지도화에 대해 가장 명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옵티컬 레이스는 일층 전시장의 한쪽 벽을 채우는 거대한 연표에 정보를 흘러 넘치도록 우겨 넣는다. 무언가 반복되는 패턴이나 의미심장한 교차점을 발견할 수는 있겠지만, 이 연표를 가로지르는 장소들과 그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상당수가 아무 필연성 없이 중첩된다.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세대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각기 다른 시점에서 일본 만화를 보거나 AFKN을 시청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인터넷으로 해외 자료를 뒤적이며, 각자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어딘가에 작업실을 내는 제각각의 궤적 끝에 결과적으로 ‘스몰 월드‘에 접속된다.
여기서 하나의 일관성 있는 이야기 또는 세계상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할까. 옵티컬 레이스는 이 복잡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해 다분히 양가적 인입장을 취한다. 한편에는 아무리 복잡한 현상도 그 내부에 해명 가능한 질서가 숨어 있다는 지도 제작자의 야심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폭풍우 치는 구름의 추상적 형태에 매혹되는 풍경화가의 시선도 있다. <33>은 분석과 종합의 결과가
과인 축적되어 투명하고 명징한 지도를 넘어 두텁고 불투명한 풍경화 또는 추상화과 되는 것에 굳이 저항하지 않는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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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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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읽기 시작했다. 서문에서 나는 작가가 얘기하려는 것이 무언지 알고 나서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경악하고 말았다. 하지만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는 그런 그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랑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론은 집을 유지할 경제적 여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집값은 집을 사기 위해 진 빚보다 더 낮아졌고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집을 대신해 지내야 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차에 살기를 선택했고 주차할 곳과 일자리를 찾아 바퀴 달린 집을 끌고 미국을 떠돈다.

이들은 계절노동을 찾아 돌아다닌다. 일하기 위한 것이므로 워캠프라 부르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많은 노마드들은 은퇴자들이다. 혹은 강제 퇴직자들이다. 은퇴할 나이가 된다고 해서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만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일들은 노동의 강도가 세고 임금은 적은 일들이다. 계절노동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비정규직의 탄생에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논리적으로 일자리가 한시적인 것이라면 정규직을 쓰는 것보다 임시직을 쓰는 것이 회사로서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당연하게도 유연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임금보다 높아야 할 것이다. 정규직을 줄여 임시직을 만들었다면 시간이 줄었으므로 회사는 더 높은 시간당 임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구직자가 많으니까, 혹은 일이 쉬우니까 하는 말들은 다 핑계이다. 규제하면 된다. 자유경제체제에 진짜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합의만이 존재할 뿐이다.

노마드들을 탄생시킨 가장 큰 원인은 2008년의 모기지 사태일 것이다. 버블의 붕괴. 버블이 생기는 이유와 붕괴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겠지만 버블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끝없는 집값 상승, 정확히는 아파트값 상승, 그리고 주식과 비트코인 등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나는 버블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 전에도 우리는 일본의 버블 붕괴를 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2008년을 겪었고, 앞으로 또 다른 버블의 붕괴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욕심이 규제되지 않는한 버블은 계속 끓어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파트 값을 보면 규제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매번 놀라게 된다. 시민들은 왜 그런 가격변동의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그 안에서 내가 돈을 벌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어째서 상식인걸까? 또한 왜 정부나 언론은 시민들에게 경고하지 않는가? 역사가 항상 되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책의 중심 인물인 린다는 노마드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등장한다. 그들이 행복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집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면, 혹은 집과 일자리가 생기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을 마다하고 계속 떠돌아다니는 선택을 할까? 제 5도살장에서 인용한 것 처럼 미국인들은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다. 자유 경제주의라는 체제에 세뇌된 것 마냥 군다. 당연히 우리는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게 마련이다. 노마드 생활을 하는 이들이 만족하는 것은 그 직전에, 집을 유지할 수 없어 괴로웠던 상태에서 벗어났음이지 집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것에서 탈출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이 강요된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상의 흐름 안에서 살아간다. 내가 아무리 증여세를 90%로 만들고, 주식은 1년 안에 되팔기를 금지하고, 과열된 주식 매매가 금지되는 것처럼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 매매를 금지시키고, 자본에 의한 소득에는 소득세 비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만들고 싶다고 해도 할 수 없고, 내가 샀던 집의 가격이 폭락해서 모기지를 갚는 것에 의미가 없어진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들 중에서 고르는 것이다. 가난함 뿐만이 아닌 게으름으로 낙인찍히는, 심지어 불법인 홈리스가 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의 짐이 될 것인가, 불편하고 불안하지만 자립해서 살 것인가. 그래서 이들은 마지막을 선택했다. 이들이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알리는 지표생물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들이 알리는 것은 앞으로 더 많은 노마드들이 생겨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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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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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안좋은 선입견을 갖고 있던 나에게 몇몇이 정세랑은 그것만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누군가 추천해준 시선으로부터를 읽었다. 중심인물의 이름을 잘 지었다는 생각 말고는 특별한게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강의 줄거리를 알면 이 책의 모든 글자를 읽어도 놀라는 곳이 없을것이다. 너무 심한 평가 같지만, 작위적이다.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이 내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결국 어떤 인물에게도 감정이입 할 수 없었고 그 인물들을 이용해서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만 보였다. 계몽 소설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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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미국의 중산층을 몰락시킨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결국 집값 버블의 끝에서 시작된 것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 90년대 초 버블 붕괴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된 걸 잊었나? 한국의 주식과 집값 등의 상승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경제 성장률을 상위하며 주식이며 땅의 가격 상승이 이어져봤자 그 원리는 다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내 뒤에 올라탈 다음사람이 없어지면 우르르 무너질 것이다. 밥이 월 스트리트의 나쁜 놈들을 욕하는 걸 보고도 같은 선택을 한 사람들은 누구를 욕하게될까?

밥은 월 스트리트의 나쁜 놈들을 욕했다. 집을 포기하기로 한 자신의 선택에 대해 그는 거의 방어적으로 이야기했다. 자신이 언제나 내야 할 돈을 제때 냈으며,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고 그는 서둘러 덧붙였다. 집값이 계속 올라간다는 복음을 믿은 것이 그의 몰락이 되었다. "전 집값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고개를 저으며 밥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자기 삶의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현실"을 영화 <매트릭스 안에서 각성하는 것에, 우리가 살고 있즐겁고 예측 가능한 세계가 신기루였고, 잔인한 디스토피아를 감추기 위해 세워진 거짓이었음을 깨닫는 것에 비유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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