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우리의 정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하다. 이도저도 아닌 곳에 심은 왜성 침엽수 모음은 물론이고, 은청가문비나무, 노란 무늬 편백, 그 사이 어딘가에 개나리와 흔해빠진 세둠 무리까지. 또 어떤 정원에는 알리섬, 아우브리에타, 양귀비, 아욱, 붉은 플록스, 그리고 수많은 캘리포니아포피로 채워져 화려하다 못해 촌스럽다. 마치 마구 환호성을 지르는 듯한 분위기다. 이런 정원은 그나마 공감의 여지라도 있다. 적어도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들뜬 생기로 가득 찬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온한 분위기는 이런것과 다르다. 실제로 지루하지 않으면서 평온한 정원을 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평온한 정원을 디자인 하는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우리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정원을 고대한다.
평온한 느낌을 주는 정원을 디자인할 때 괴테가 한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가는 절제를 통해 자신이 대가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 문장은 주로 예술 작품을 평가할 때 일반적인 원칙으로 많이 고려된다. 우리는 이런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걸작 가운데 극도로 자유분방한 수많은 걸작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원에 평온한 분위기를 입히고 싶다면 약간의 절제를 구사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니다. -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