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이상협 지음 / 드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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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영웅, 신, 계급, 이념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발생한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사람','이념' 등을 더해 해석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제의 식민지 근대화론은 현대 한국이 성장한 원동력을 일제 식민지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학설로 오류의 극대치를 보여준다.

이 책은 '세금'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책이다. 러시아의 현재 모습은 과거 조세제도로 인해 비롯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이면에는 '세금'이라는 그림자가 숨어 있다. 시민들은 혁명에 성공하면 억압적인 세금에서 해방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새로운 정부는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혁명의 결과를 '세금'이라는 말 대신 '자유'라고 포장했다. 세금, 다시 말해 우리는 '돈'을 터부시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으나, 세금은 작금의 현실과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중요한 화제이다. 세금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세금과 역사라니..역사 속에 세금이 숨어 있었다니..

조세 역사를 통해 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국가가 통화를 남발하고 부채를 발행하는 것은 역사적 현상이다. 국가는 과도한 복지 비용을 그 이유라 하고 있지만, 조세 저항 없는 부채의 매력에 빠진 것 같다. 아니면 국가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세금의 매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8'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발상의 전환 중 '인플레이션의 마법'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땅이나 건물 같은 실물가치는 물가와 함께 상승하고, 화폐 가치는 하락한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서민들이나 봉급 생활자들은 화폐 가치 하락으로 실질 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최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나부터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고, 생필품은 흠집이 있더라도 더 싼값이면 구매한다. 멍든 배와 흠집 난 사과 등 못난이 상품이 식탁에 올라오고 고정 비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물가가 워낙 올라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인플레이션'의 마법에 보기 좋게 속은 셈이다.

'최근 국가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강조하면서 또다시 부채를 발행하고 있다. 가히 부채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 2019년 팬데믹은 부채를 발행하기 좋은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이 상황에서 대부분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면서 양적완화라는 방식으로 돈을 풀었다. 이는 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조치로 부채 발행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집값과 물가 상승이라는 엄청 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268'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새삼 실감 난다. 양적완화로 시중에 자금이 풀려 돈이 넘쳐날 때 나는 뒤늦게 '영끌'족에 합류했다. '빚투'로 해외 주식을 사들였고 코인에도 머리를 올렸더랬다. 이 책을 그때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결국 세금이라는 덫에 걸려 수족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이자'라는 올가미에 빠져 '내는 사람 따로 있다'라는 뼈 때리는 말에서 내가 '내는' 사람이 되었다. 걷는 사람에게 보기 좋게 한방 먹은 셈이다.

국가는 통화를 증발하여 여러 가지 이익을 얻는다. 국가는 더 많은 정부 지출을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리고 있다. 국가의 횡포에 개인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식은 무력하지 않다. '세금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 대비할 수 있다.

국가와 기득권의 힘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세금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내가 내는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공부해야 한다. 이 책이 그 단초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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