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다. 예비 중학생인 것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제법 잘 했는데 중학교에 가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명에게서만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명에게 들은 만큼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아이를 위해 그에게 선물해 준 책이 바로 '잡아라 초6 골든타임 2, 예비중학 수학'이다. 수포자는 나중에 정신 차려도 뒷심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딱딱하고 어려운 교과서나 학습 교재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좀 더 '수학'과 친숙해지라고 골든타임을 손에 넣었다.
아이가 책을 읽은 후, 나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는 모습을 보며, 작전이 성공했음을 실감했다.
"엄마. 아주 오래전에는 0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대"
"엄마. 자연은 효율적인 도형을 알고 있고, 그 속에서 도형의 모습을 발견한 거래"
"엄마. 수학이 없었으면 컴퓨터 게임도 못했대. 그리고 수학은 사람의 생명도 살린대. 알고 있었어?"
뒤따라 다니며 재자발 재자발 거리는 아이의 눈빛이 초롱거린다.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나는 아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중,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하나의 방정식이에요'라는 챕터인데, 내가 평소 알고 있던 피타고라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다.
피타고라스는 고대 그리스의 학자로 세상 만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보이지 않는 진리를 찾아 여행을 떠난 그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보고 '직각을 이루는 저 거대한 삼각형과 이 작은 삼각형은 같은 규칙을 가지는구나'라며 '직각삼각형에서 다른 두 변의 길이의 제곱의 합은 빗변 길이의 제곱과 같다' 다시 말해 '직각을 마주 보는 빗변의 제곱은 나머지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발견했다.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은 수'라고 확신했고 모든 수는 1,2,3,4... 와 같은 정수와 1/2, 1/3, 1/4... 와 같은 정수의 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제자 히파수스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1과 1을 넣었을 때는 정수나 분수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1보다 크고 2보다 작은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 수, 하지만 아무리 접근해도 수로 표현할 수 없는 수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은 그는 '새로운 수의 세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1보다 크고 2보다 작은 √2
를 주장한다. 다른 제자들은 √2라는 명확하지 않은 수를 주장한 그가 진리를 깨뜨렸다며 용서할 수 없었다. 결국 세상에 √2를 알린 히파수스는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약 170년 후, 아리스토텔레스는 √2를 '비합리적인'이라는 뜻의 '무리수'로 최초 정의했고 이를 계기로 무리수의 존재가 정식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와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이에게는 몹시 흥미로웠나 보다. '숫자'에 담긴 '세상'을 읽으며 '수학'이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이야기로 읽힌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기에 아이가 크더라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책을 통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잘 살린 것 같아 부모로서 안도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