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대부부의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인 사치이자, 이 바쁜 현대 사회에 결코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낭만적 관점처럼 느껴진다. 물론 우리는 모두 (심지어 이탈리아 사람들조차도) 매일 정해진 일을 마쳐야만 한다. 하지만 돌체 파 니엔타라는 개념은 운 좋은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문화의 일부다. 그리고 게으름이 아니라, 긴장을 푼 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달콤한 무위를 즐기는 것을 기리 킨다.
- 돌체 파 니엔테.이탈리아. 48.
블로그 닉네임을 '가온진이'로 바꾸기 이전 사용하던 닉네임이 '돌체 파 니엔테'였다. 이 단어를 여기서 보다니 반갑고 또 반갑다. 몇 해 전 이탈리아를 여행했었다. 실제 이탈리아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었다.
돌체 파 니엔테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소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덕에 이탈리아 밖에서도 유명세를 얻었는데 이탈리아를 방문하기 전에 책이 아닌 영화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접했고 희미하게 돌체 파 니엔테를 알게 된 이후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확실하게 그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잠깐 내려놓는 여유를 말이다.
돌체 파 니엔테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세상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석양을 감상하는 것이다. 저녁 식사를 한 후 산책을 하는 것이다. 일상을 돌보며 가꾸는 모든 '행위'가 돌체 파 니엔테이다.
다만 그 행위는 서두름이 없어야 하고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휴식이어야 한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휘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도 연대감과 친밀함, 만족감 등 감정을 담은 의미에 가깝고, 가족과 친구 혹은 사랑하는 이, 동료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휘게는 폭신하고 따뜻한 양말이라기보다는 그 양말을 신고 벽난로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편안한 시간을 보낼 때 느끼는 몽롱하고 따스한 기분에 가깝다.
- 휘게. 덴마크. 108.
우리는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한다.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인 덴마크의 '휘게', 적당하고 충분한, 알맞은 스웨덴의 '라곰'
용기, 회복력, 투지, 고집, 인내 등 핀란드의 운명을 이끈 '시수'
모두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단어들이다.
그중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것이 바로 '휘게'이다. 아마도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세계 2위인데, 그 비결을 휘게에서 찾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