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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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아직도 청산해야 할 과거가 남아 있고

일본 교토에 남아 있는 미미즈카는 아픔의 상징이 되었다. 미미즈카는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받드는 도요쿠니 신사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12만 6천여 명 조선인의 잘린 코가 아직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는 도시락과 맥주, 온천과 정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물도 있고 상처도 있다.

애국의 마음일까.

뭘 해도 미운 놈. 그놈은 일본이었다.

그러나 분노도 관심의 일종인 것 같다.

최근 들어 일본과 일본인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먹고 살만 해졌으니. 관대해 진 탓이리라. 곳간에서 인심난다.

이 책은 막 관심이 폭발할 즈음. 만나게 되었다.

힙한 단어들로만 키워드를 구성해서 자연스럽게 우리를 그곳으로 이끈다.

일본에서는 왜 다도가 발전했을까?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 4에서 일본의 다도는 '일본 문화, 일본 정신, 일본 미학의 핵심으로 일본의 다도를 모른다면 일본 문화를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일본 문화의 정수는 다도로 함축된다.

작가는 일본에서 다도가 발전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예시로 든다.

그 중 조용준의 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 7대 조선 가마 편 부분을 인용했는데,

'거의 매일 생사가 엇갈리는 전쟁터에서 긴장된 시간을 지내야 하는 사무라이들에게 다도는 잠시나마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특별한 세계로 인식되었기에'

특히, 이 글귀에서 숨이 멎었다.

현대사회는 총 없는 전쟁터이다.

실제 사선과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긴장된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현대판 사무라이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다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각박한 세상에서 마음의 평화가 필요한 건 국경의 경계가 없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일본이라는 나라가 더 궁금해졌다.

작가는 이번에는 맥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 김영하와 함께 등장하는데.

나는 맥주도. 김영하도 모두 좋아한다.

도쿄에서는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세팅되어 있고 주의 깊게 조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있어야 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고,

모든 사물이 마치 행성들이 제 궤도를

따로 공전하듯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 김영하 여행자 도쿄. 146

일본인들은 매뉴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복잡한 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도도 마찬가지이고 도쿄의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세팅되어 있다는 느낌도 바로 매뉴얼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의 장점은 후대로 계승 시키기가 쉽다.

훌륭한 건물을 짓는 것도 이런저런 매뉴얼이 있으므로 사람이 죽더라도 매뉴얼은 남아

다시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다.

매뉴얼로 인해 도시의 모든 것이, 심지어 여성들의 옷차림조차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세팅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본인에게 매뉴얼은 곧 도이다.


도쿄가 이렇게나 큰 도시인 줄 몰랐다.

도쿄에는 남한 인구에 육박하는 인구와 인프라가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작가는 도쿄를 안내하면서 기존 안내문을 적극 활용해서 재해석한다.

우리는 기존의 안내문과 작가의 리뉴얼 된 안내문을 참고하여 더욱 풍부한 일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키워드로 만나는 일본 문화 이야기'지만, 키워드로 검색하는 것보다. 훨씬 알차고 다양하고 디테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여행지에서 필요한 책이라기보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나처럼 일본 문화에 막 흥미를 갖게 된 초심자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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