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 우리 안의 파시즘, 그 후 20년. p 21
책의 제목이 '우리 안의 파시즘 2.0'이다.
나는 2.0에 두 가지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하나는 20여년(정확히 22년)이 지난 지금 '우리 안의 파시즘'을 다시 거대 담론의 장으로 소환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이전에 당대비평의 특집에서 최초 언급이 되었고, 이번이 두 번째 버전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제자리걸음이라고 개탄했지만, 20년의 세월을 녹여 낸 이 책은 결코 '제자리걸음'이 아니다.
능력을 결정적인 요소로 보는 인식이 만연하면,
엘리트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존중받고 아무 능력도 없는 다수는 절망의 나락에 빠진다.
- 능력주의의 두 얼굴, p 40
우리는 '인천국제공항 항공사'와 '숙명여고 시험 유출 사건', '조국 사태' 등으로 '정당한 자격'에 대해 화두를 던진 이력이 있다.
당시 '자격 담론'은 뜨거운 감자였다.
자격 '있는' 사람과 자격 '없는'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저자 이진우는 우리를 사로잡은 단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능력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은 노력의 산물이며, 엘리트 계급사회의 수단으로 능력주의가 왜곡되었고,
민주적 공정사회의 목적으로서 능력주의로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솔루션은 '일자리'이다.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며 '바보야. 문제는 일자리야!'라고 말한다. 순간 뜨끔했다.
나 역시 '일자리'가 열쇠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자리 창출과 보장에 초점을 맞춰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엘리트의 능력주의적 오만을 내려놓고,
성공하는데 운이 작용한다는 사실과 성공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빚을 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상적 인종주의와 첫 번째 작동 방식은 특정 집단을 '우리'와 다른 그들로 구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작동 방식은 특정 집단을 본질화하는 것으로, 인종적이고 문화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특정 집단을 압축적으로 사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세 번째 작동 방식은 특정 대상이나 집단을 사회의 문제이자 관리해야 할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 너무 익숙해서 낯선 일상적 인종주의. p 115~117
나 또한 한국 사회에 인종주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을 찾아오는 이주민이 늘어나고 도처에 불체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살기 위해 일하고 있으며
k-pop 등으로 대변되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는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를 펼칠 수 없다.
우리는 한국인 이외의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나와 그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차별과 차이를 구별하는 혜안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강조 부사를 즐겨 쓰고 최상급을 애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중하게 관찰하고 각별하게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많은 정치인이 강조 부사와 최상급을 즐겨 사용하며 허황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정작 알맹이 없는 공허한 말잔치를 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천의 언어, 천의 대화. p184
2022. 3. 19. 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대로 들린다.
후보 중 누가 '아주','특히', '정말로', '참으로', '전대미문의', '유일무이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장 엄청난' 등의
수식어를 쓰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검증할 테다.
저자의 조언과 충고를 교사 삼아 올해는 부사의 정치학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