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보면, 꽃바구니를 손에 쥔 여인이 새를 쫓아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다.

여인을 중심으로 앞에도, 뒤에도 새가 있는데 여인은 눈앞의 새만 쫓고 있다.

그 모습을 검은 고양이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새는 '파랑새'를, 고양이는' 현자'를, 여인은 마치 '나'와 같다고 느꼈다.

파랑새 증후군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발맞추지 못하고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못 느끼면서 미래의 막연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상을 말한다.

이 책은 파랑새만 찾느라 일상과 멘탈이 무너진 우리들에게 일상에서 힐링을 찾는 프로젝트를 이야기로 엮었다.

바로 작가가 경험한 리얼 라이프를 통해서 말이다.

'난 첫 상담에서 울어 버렸다.'로 서문이 시작된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나요?'라는 질문 때문에. 작가는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심리 상담은 작가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큰 변화를 준 사건이었다. 브런치에 '심리 상담. 그 후'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아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 사랑해"를 묻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어 상담사를 찾았다.

상담사는 "그 말이 왜 싫냐"고 물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그 말을 싫어했던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상담사는 아이의 외롭다는 소리를 비난으로 이해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상담 이후 우리는 변했다.

작가와 나는 전우이다.

작가는 취미 부자가 되었고, 나는 아들이 하는 말에 더 이상 노여워하지 않았다.

작가는 취미 부자에서 퍼스널 브랜드로,

나는 아들을 이해하고 싶어 명리학을 공부했다.

나는 갑목이고 아들은 을목이다.

등나무 아들은 아름드리 나를 타고 올라가야 성장할 수 있다.

을목은 갑목을 강하게 할 수 없으나, 갑목은 을목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는 아들을 위해, 아니 나를 위해,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작가와 나는 공통점이 많다.

'직장맘'이라는 애환이 그것이다.

2012. 10. 5. 은 둘째 아들의 생일이다.

12시까지 일을 하고 16시에 둘째를 낳았다.

아침에 이슬이 비추었음에도 하던 업무를 마쳐야 돼서 출근을 했다.

직장맘. 세 글자로 나는 작가를, 작가는 나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전우이다.

또 다른 공통분모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란 것이다.

아마추어(amateur)는 아모르(Amor)에서 비롯된 말이고,

프로(pro)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프로는 물질적 대가를 받으며 전문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고, 아마추어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아마추어 같다는 말은 더 이상 비난이 아니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작가는 퇴사했으나, 나는 아직도 소처럼 일한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p 125)

언젠가는 나도 가영이 퇴사 짤 대사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작가는 피아노 학원 가는 것이 싫었고 하다 말기를 반복하다가 초등학교 4학년엔가 그만뒀다고 했으나, 나는 피아노 학원 가는 것이 너무 좋았는데 엄마가 집에 피아노도 없는데 더 배워서 뭘 하느냐고 그만 두게 했다는 것이다.

작가에게 드로잉이 있다면,

나에게는 피아노가 있다.

서른 중반에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학원을 다녔다가 지금은 매주 선생님께서 집으로 오신다.

아직도 첫 연습곡 숭어의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다.

책에 실린 작가의 그림을 보면 실력이 상당한데,

나는 아직도 식탁 위 콩나물과 악보 속 콩나물이 헷갈리고, 손이 굳어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진도가, 실력이 늘지 않아 아쉽지만 괜찮다. 아마추어니까...

작가는 언택트 시대, 취미가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취미는 자신을 찾게 해주고. 재미없는 인생을 즐겁게 해주며. 평생 친구가 된다고 했다.

취미는 힐링이 되는 순간이며, 즐길 권리를 누리라고 말한다.

부드러운 어조로 단호하게 말한다.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계속 언제 가장 즐거웠냐고 묻는다. 빨리 그것을 찾으라고 한다.

책을 다 읽고, 제주도행 티켓을 예약했다.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 식모로, '직장맘'으로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차외 숙소는 따로 예약하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다가 힘들면 근처 카페에서 바다를 보며 책을 읽고 발길 닿는 곳에서 묵을 계획이다.

꽃 피는 3월, 제주도의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걷고', '읽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자체가 힐링이다.

작가가 '걸으면서 탐색'하는 방법을 제안했으므로

제주도에서 갖고 싶은 취미를 더 찾아 볼 작정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피아노 건반을 두드릴 때가 가장 즐겁지만, 내가 발견하지 못한 또다른 즐거움이 더 있으리라 믿는다.

작가는 말한다.

"당신이 한 모든 취미는 작품이다."라고.

오늘도 서평이라는 이름의 글을 쓴다.

이 글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서 희망을 본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그것.

그것을 하는 시간이 바로 행복이다.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그것.

그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 바로 부자이다.

- 가온진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을 끝으로.

힐링 수다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삶은 오늘도 흐르고 있다.

금방 지나가는 그 순간.

그 찰나에 내가 존재하고,

나를 위해 하는 모든 선택이

나를 이룬다.

- 김라미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