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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
르쁠라(박민지) 지음 / 크루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책,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 은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 중인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50명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들의 주요 업적, 대표작 등을 정리한 책이다. 각 디자이너의 모습은 스케치화되어 표현되었으며, 대표작 역시 일러스트 형식으로 감각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반적인 편집의 완성도가 매우 높다. 시각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구성은 인상 깊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사진 자료나 실제 패션쇼 장면은 많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아마도 저작권 문제로 인해 다양한 이미지 수록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화려한 이미지 중심의 패션 서적이라기보다는 텍스트 중심으로 디자이너들의 삶과 철학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디자이너들과 브랜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이들이 어떻게 작업하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을 해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스스로 찾아가며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나는 건축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전시를 종종 관람해 왔기에 이 책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준비하는 방식, 이를테면 '매너 버드'라는 방식은 건축에서의 샘플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예술가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는 단지 그들의 완성된 작품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작업에 임하는 태도, 삶에서의 고난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사회와 시대의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묵묵히 나아가는 그들의 마음은 큰 울림을 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나열하기보다는, 그들이 디자이너로서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가치와 태도를 지녔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집중한 책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단순히 패션에 대한 책이 아니라,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과 철학을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