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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병원을 만드는 디자인 - 헬스케어 디자인 씽킹 이야기
구본석 외 지음, 정효정 외 옮김, 김효석 감수 / 유엑스리뷰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헬스케어 디자인 씽킹 이야기 – 가장 인간중심적인 의료 서비스를 위한 필독서
이 책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의학 및 디자인 교수인 저자가, 디자이너이자 작가, 교육자로 활동하는 공동 저자들과 함께 집필한 헬스케어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디자인 씽킹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넘어 실제 병원과 의료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방법론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무엇이 좋은 병원을 만드는 디자인인지 단일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시대의 변화와 사회적 이슈, 환경 문제 등을 예측하고 대비하면서 어떻게 더 나은 공간과 환경을 설계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핵심 원칙으로는 인간중심적 사고, 공감, 코디자인, 사회적 결정 요인에 대한 이해, 창의적 마인드셋, 질문하기, 시각화하기, 프로토타이핑, 스토리텔링 등을 소개한다.
실행 방법론으로는 디자인 워크숍, 디자인 스프린트, 협력적 디자인, 브레인스토밍, 인터뷰, 경청, 페르소나, 롤플레이, 시뮬레이션, 스토리보드, 여정 지도, 프로젝트 보드, 인포그래픽, 군단 기반 설문조사, 공간 데이터 매핑, 의료기기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등이 포함된다.
또한 책에서는 실제 사례로 약국의 재설계, 수술용 트레인, 폴리카테터 키트, 병원 생활 요령, PPE 재고 관리, 초방진화 용격, 건강 모니터링 및 원격 의료 서비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 플랫폼, 민간 호흡기 재고, 코로나19 대응 SMS 서비스, 디지털 건강기록, 임상시험 설계, 개인 맞춤형 식습관 관리, 헬스 디자인 연구소, 미래의학 연구소, 헬스케어 디자인 교육 과정, 3D 프린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좋은 병원 디자인을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직접 환자의 입장이 되어 병원의 환경을 체험해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환자가 병원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심신의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디자이너의 태도와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좋은 디자인이란 뛰어난 디자이너 한 사람의 독단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용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이 책은 분명히 말해준다.
나는 건축 설계 일을 하고 있는데,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만족이다. 내가 제안하는 디자인이 사용자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듣고, 귀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나 역시 사용자로서의 시선을 잊지 않고 설계에 임해야 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