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진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존 스타인벡의 진주는 인간의 욕망과 삶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부분이 많았다. 가난한 어부 키노가 거대한 진주를 발견하면서 겪는 일들은, 돈과 기대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가족을 위해 선택한 일이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을 잃게 만든다는 점에서 많은 걸 떠올리게 했다.

책을 읽으며 욕심이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키노는 진주를 통해 삶을 바꾸려 했지만, 결국 평온했던 일상을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다시 떠올렸다. 기대가 커질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점에서, 자신이 가진 것의 의미를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책에서는 돈과 사람 사이의 거리도 잘 드러난다. 가난할 때는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키노가 진주를 갖게 되자 사람들은 돌변하고, 그를 속이려 하거나 이용하려 든다. 결국 좋은 것을 얻는 것이 곧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이야기가 특별히 복잡하거나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읽고 난 뒤에도 여러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처럼 직접적으로 말을 해주는 책도 있지만, 이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더 오래 여운이 남는다.